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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시스 잠 시집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프랑시스 잠 지음| 윤동주100년포럼 옮김| 스타북스 |2017년 06월 14일 (종이책 2017년 0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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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7년 06월 14일 (종이책 2017년 02월 10일 출간)
    포맷용량 PDF(6.28MB, ISBN : 9791157952854)
    쪽수 224쪽(PDF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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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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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시스 잠 시집』은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프랑시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프랑시스 잠의 시는 ‘잠든 꽃을 보살피는 꿀벌’처럼 보드랍고 강건하다. ‘무엇을 만나든 평등하게 흘러가는 물결처럼’ 살아 내도록 만들어 주는 시들이다. 개성이 추앙받고 개인이 가진 재능을 과시하려는 욕망이 넘쳐나는 지금의 시대에, 순수한 본질이 비웃음을 당하는 이 시대에 프랑시스 잠의 시와 삶이 제대로 주목받길 바라본다.

상세이미지

프랑시스 잠 시집 도서 상세이미지

목차

◇ 서문

‥ 1장 나는 사랑한다

- 애가
- 그는 일해 왔다, 아로쥐종의 평야에서
- 고향
- 커다란 유리잔과 같은
- 천사는 거두어들였다
- 호박 향내가 손에 가득 풍기는 가을이여
- 집에 돌아와 함께하려고
- 별 하나가 떠올랐다
- 풀밭 아래로 그녀는 내려갔다
- 때로 나는 슬프다
- 시인은 말했다…
- 마른 잎 두드리는 빗방울 하나
- 그렇게 유순한 나귀가 나는 좋아
- 푸른 우산을 가지고
- 과수원의 나무딸기들 사이로
- 나는 사랑한다, 옛날의 클라라 델뵈즈를
- 그대가 만일 내 모든 ...

저자소개

저자 : 프랑시스 잠

저자 프랑시스 잠은 1868년 피레네산맥 인근의 투르네에서 출생하였으며, 성장하며 보들레르의 시 작품에 매료되어 문학에 빠져든 것 외에 식물학과 곤충학에도 흥미를 보였다.
1888년 대학 입학시험에 불합격하고 그해 아버지가 심장병으로 급사하자 심한 충격을 받고 정서적 불안 상태를 겪는다. 1889년에는 소송 대리인 사무소에서 수습 생활을 하였으나 법률 공부에 싫증을 느끼고 전원생활을 동경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 심각한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1890년 누나의 결혼 이후 어머니와 생활하며, 이해부터 강도 높은 시작(詩作)에 돌입한다. 1905년에는 시인 폴 클로델의 인도로 천주교에 입교하고, 1907년에는 지네트 고도르프(Ginette Goedorp)와 결혼한다.
1917년 프랑스 아카데미 문학 대상 수상, 1936년 프랑스 아카데미의 오말 상을 수상한다. 1922년의 레종 도뇌르 훈장 수여는 거절하였다.
『시편』 『시인의 탄생』 『새벽 삼종기도에서 저녁 삼종기도까지』 『앵초(櫻草)의 비탄』 『삶의 승리』 『하늘 속의 빈터』 『기독교 농경시』 『묘비명』, 소설 『클라라 델뵈즈, 혹은 한 옛 아가씨 이야기』, 평론집 『시 강의』 등을 출간하였다.
그 외에도 평생에 걸쳐 멈춤 없는 창작 활동을 하며 당시의 프랑스 시단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938년 아스파랑에서 사망하였다.

역자 : 윤동주100년포럼

옮긴이 윤동주100년포럼은,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서울시인협회 민윤기 회장을 비롯한 시인과 교수들 그리고 그동안 윤동주를 사랑하고 그의 진면목을 알기 위한 연구를 꾸준히 해 온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들의 시 번역 작업에는 최진용, 손길영, 윤수현, 박혜림 등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를 전공한 전문 번역가와 교수가 참여하였으며, 포럼에서는 또한 2017년에 진행되는 윤동주100년예술제를 지원하고 있다.

책속으로

내 여자 친구는 나귀가 멍청하다 여기고 있다, / 나귀야말로 시인이니까.

나귀는 항상 생각에 잠겨 있다. / 나귀의 눈은 비로드 같다.

마음씨 고운 아가씨여, / 너에게도 나귀만 한 고움과 따스함은 없다.

나귀야말로 하느님 앞에 있는 / 푸른 하늘나라의 온순한 나귀니까.

나귀는 가련하게 인종하면서 / 외양간에 남아 있다,

작은 발이 가엾게도 / 너무 지쳐 있기에.
- 그렇게 유순한 나귀가 나는 좋아 中

식당에는 빛바랜 장롱이 하나 있다. / 대고모들의 목소리도 들었고, / 할아버지 목소리도, / 아버지의 목소리도 들어 온 장롱. / 이 같은 추억을 장롱은 충직스레 간직하고 있다. / 그 농이 아무 말도 할 줄을 모른다고 여기는 건 잘못이다, / 나는 그 장롱과 이야기를 하니까.

식당에는 또 낡은 찬장도 하나 놓여 있다. / 밀랍과 쨈, / 고기, 빵, 익은 배 냄새가 밴. / 충직한 청지기인 그 찬장은 / 우리에게서 아무것도 훔쳐 가지 말아야 하는 것도 알고 있다.
(…)
내 집에는 남녀 손님이 자주 드나들었지만, / 아무도 이 자잘한 것들에 영혼이 있음을 믿지 않았다. / 방문객이 있어 내 집에 들어서며 / “안녕하시오, 잠 씨?” 하고 말할 때는, / 이 집에 나 혼자만 살고 있다 여기는 듯하여 미소를 머금는다.
- 식당 中

주여, 이제 너무나 고뇌하였사오니, 내 영혼에서 / 스스로를 천재적인 창조자라 여기던 교만을 거두어 주소서. / 나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나는 오직 / 불그레한 포플러 나무에서 흔들리는 둥우리나 / 상처가 깊은 발을 이끌고 흰 신작로 길을 무겁게 걸어가는 / 가엾은 사람을 바라보는 일만을 기대할 뿐입니다. / 주여, 스스로에게 독을 뿌리는 교만을 내게서 거두어 주소서. / 오, 나로 하여금 가을의 슬픈 일들로부터 / 울타리를 치장하는 초록 봄의 축제에 이르기까지 / 겸손하게 걸어가는 순박한 양 떼를 닮게 하여 주시고, / 글을 쓰며 일어나는 나의 교만이 사라지게 하시고, / 내 영혼도 세상 사람들 목소리의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것과 / 다정하신 아버지가 참을성 있게 내게 꾸준히 / 문법 규칙을 가르쳐 주셨음을 결국은 생각하게 하여 주소서.(…)
- 자신의 무지를 고백하기 위한 기도 中

탕아여, 친구여, 이제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마라. / 고향의 따스함이 넘쳐흐른다. 고향의 따스함이 아닌 / 모든 것은 쓰디쓰다. 난봉꾼이여, 사막에 살아라. / 내 돌아오는 길엔 불쌍한 개만이 뒤를 따랐다.

오, 아버지! 팔 벌려 아버지와 서로 껴안았을 때, / 어제만 해도 그리 모질었던 내 마음은 그때 / 아버지 마음속에 겨울눈처럼 녹아 흘러들었고, / 녹아서 아버지의 낡은 외투로 철철 넘쳐흘렀다.
(…)
부모를 괴롭히던 자식 때문에 얻은 슬픔을 / 지는 해가 황금으로 물들이고 있음을 / 자식 돌아옴에 몸 일으켜 바라보는 부모의 괴로움 알아 다오.
- 탕아여, 친구여, 이제는 아무것도 中

출판사서평

서울시인협회 회장 민윤기 시인 추천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시집 윤동주가 곁에 두고 읽었던 시의 향연

프랑시스 잠의 시는 ‘잠든 꽃을 보살피는 꿀벌’처럼 보드랍고 강건하다
‘무엇을 만나든 평등하게 흘러가는 물결처럼’ 살아 내도록 만들어 주는 시들

내면이 알려 주는 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마음의 평화를 찾은 프랑시스 잠

프랑시스 잠은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중의 한 명으로 윤동주는 프랑시스 잠의 시를 ‘구수해서 좋다’고 표현하였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통해 부조리에 따른 고뇌를 이겨 내고, 그 삶을 시로써 승화한 프랑시스 잠의 시를 읽다 보면 윤동주가 말한 느낌을 알 듯도 하다.

한편 프랑시스 잠에게도 ‘글을 쓰며 일어나는 교만’이 있었으나 그는 자신의 재능이 신으로부터 부여된 것임을 받아들이고, 오만으로 흐를 수도 있었던 마음을 ‘세상 사람들 목소리의 메아리’로 승화하였다.
그리하여 프랑시스 잠은 고통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치유해 줄 시, 고통을 넘어서 삶을 덤덤히 받아들이도록 하는 시, 오만과 편견을 넘어 겸손과 온화로 이끌어 주는 시, 지상에서 영원한 욕망을 갈구하는 삶을 살지 않도록 해 주는 시들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드디어는 인간의 ‘가엾은 마음을 가라앉혀’ 슬프고도 아름다운 삶을 인정하고, ‘무엇을 만나든 평등하게 흘러가는 물결처럼’ 살며 각자의 ‘의무’를 다하도록 만들어 주는 시를 완성하였다.

개성이 추앙받고 개인이 가진 재능을 과시하려는 욕망이 넘쳐나는 지금의 시대에, 순수한 본질이 비웃음을 당하는 이 시대에 프랑시스 잠의 시와 삶이 제대로 주목받길 바라본다.

- 믿음과 사랑을 자연 안에서 온전히 받아들이고 생명체의 기쁨, 슬픔, 고통에 공명하다

프랑시스 잠 역시 시인으로서 ‘문학에 대한 근심’을 갖고 있었고, 한 인간으로서 ‘생의 아이러니’를 알고 겪었다. 그렇지만 프랑시스 잠은 자신이 발 딛고 서야 할 곳이 어딘지를 확인한 다음부터는 다른 어딘가로 떠나기를 꿈꾸지 않았다. 다른 무언가를 좇으며 현재를 지루해하지도 않았다.

그의 믿음과 사랑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지반인 자연에 온전히 있었다. 그는 자연 안에 살며 스스로 ‘산과 같음을 생생하게 느’끼며 시를 썼고, 슬픔과 상처까지도 자연 안에서라야 온전히 치유됨을 알았다.
그는 진정으로 인간의 이성을 넘어서는 지혜를, 어떠한 야만에도 사라지지 않을 삶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알고 있던 시인이었다. 잠이 얼마나 선한 마음으로 생명체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고통에 공명을 하였는지는 그의 시 전편에 잘 드러나 있다. 프랑시스 잠은 자신의 ‘마음은 끊임없이 사랑을 하도록 되어’ 있으며 ‘지극히 순수한 사랑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라고 스스로의 존재를 느꼈다.

인간의 고귀함과 자연의 숭고함을 아는 시인은 그래서인지 경이로운 삶의 한 부분인 ‘죽음’을 오로지 비탄, 슬픔, 고통스러운 일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오히려 ‘어둠으로부터 태어나’고 ‘죽음을 서러워하지 않’는 존재로서 생을 살아낼 것을, 자유롭게 살고 ‘자유를 누리며 죽는 자의 영광’이 알려지기를 바랐다. 그러면서도 잠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에 공감하며 그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 사람들의 놀림을 받는 ‘나귀’에게서 진정한 시인의 모습을 발견하다

프랑시스 잠은 스스로를 ‘장난꾸러기들의 조롱을 받으며 고개를 숙이’고 ‘무거운 짐을 진 당나귀처럼 길을 가고 있’는 존재로 여겼다. 그리하여 프랑시스 잠의 ‘나귀’는 그의 ‘친구’, ‘가엾고도 사랑스런 짐승들’, 신께서 측은해 하실 만큼 겸손하고 온화한 가난을 비추는 존재, ‘온순’하게 ‘제 할 일을 다’하는 존재, ‘너무 혹사당하여 측은한 생각을 갖게’ 하는 ‘상처투성이’, 일용할 양식마저 없어 굶주리다 ‘어둠 속에 스르르 잠이’ 드는 존재가 된다.

그보다 곱고 따스하고 온순한 존재는 없다고 여기다, 결국 나귀를 너무도 사랑하게 되어 ‘영원한 사랑의 투명함 속에’ ‘겸손하고 온화한 가난을 비추는’ 나귀를 닮기를 바라기에 이른다. 사람들은 나귀를 멍청하다고 놀리지만. 프랑시스 잠에게 나귀는 진정한 ‘시인’이었다.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고 핍박당하는 나귀를 비롯해 작고 약한 존재들에게 공명하며 프랑시스 잠은 우리 삶 속에 슬픔이 함께 스며들어 있음을 느꼈다. 그는 나귀와 같은 삶을 사는 일, ‘하찮은 개미’라고 비유할 만한 삶을 사는 데 담긴 겸손과 행복의 의미를 알았던 것이다. 그 의미 안에는 ‘살갗을 다치는’ 것도 자신을 창조한 신을 ‘모독하는 일’이 되어 버릴 만큼의 인간 존엄성이 담겨 있다.

그 마음들은 [광 속, 울퉁불퉁하고]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마을의…] 등의 시를 통해 드러나 있다. 그리고 [고통을 사랑하기 위한 기도]를
통해 보이듯이, 잠은 삶의 고통이 무엇인지, 그 고통이 얼마나 우리를 질기게 따라다니는지 또한 잘 알았다. 그렇지만 잠은 삶의 신비를 체화한 이답게 그 고통들을 기도로써 승화시켰다.
그 깊은 믿음으로써 잠은 자신의 삶이 아름다움과 순수로 채워지기를, 자신의 죽음이 슬픔보다는 온화함과 신비로움으로 전율하는 은총으로 체험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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