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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물리학자의 일상

데라다 도라히코 지음| 안은미 옮김| 한빛비즈 |2017년 07월 31일 (종이책 2016년 11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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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7년 07월 31일 (종이책 2016년 11월 20일 출간)
    포맷용량 ePUB(2.51MB)  |  PDF(7.79MB)
    쪽수 258쪽(PDF기준)|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16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16년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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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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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물리학자의 일상』는 어느 순간 과학 논문으로 읽히고, 그의 과학 논문은 어느 순간 가벼운 에세이로 다가온다. 호기심 가득한 과학자는 평범한 일상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교통 혼잡이 심한 출퇴근 시간에 전차 혼잡을 피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직접 역에 나가 현상을 관찰한다. 그리고 일정한 혼잡 리듬을 수리적으로 풀어내며 가우스의 오차법칙을 적용해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목차

Ⅰ 생활에서
도토리
용설란
병원의 새벽 소리
쥣빛 재생지
잔디 깎기
도롱이벌레와 거미
축음기
영화 시대
쇄골
커피 철학 서설
어느 탐정 사건
골프 수행기
행상인 소리

Ⅱ 과학에서
과학자와 예술가
물리학과 감각
얼음싸라기와 비얼음
찻잔 속 뜨거운 물
전차 혼잡에 대해
유언비어
선향불꽃
일상의 물리적 문제들
지진해일과 인간
신화와 지구물리학
도깨비불 하나
피타고라스와 콩
솔개와 유부
5월의 유물관

주석
저자 연보
역자 후기

저자소개

저자 : 데라다 도라히코

저자 : 데라다 도라히코
데라다 도라히코寺田寅彦
1878∼1935. 물리학자이자 문필가. ‘글 쓰는 과학자’란 수식어가 말하듯, 과학자의 지적 호기심과 문학가의 섬세한 감성이 돋보이는 글을 쓰며 이야기꾼의 면모를 발휘한 그는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속 등장인물인 괴짜 물리학자 간게쓰 군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1878년 일본 고치 현에 연고를 둔 무사 집안의 장남으로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1896년 구마모토 제5고등학교에 입학해 영어 교사였던 나쓰메 소세키를 만나 문학에 뜻을 두기 시작했다. 재학 시절 소세키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하이쿠 창작에 몰두했고, 1899년 도쿄제국대학 이과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소세키의 소개로 마사오카 시키와 교류하며 하이쿠 시인과 수필가로 활동했다. 이후 1909년 베를린대학에서 지구물리학을 공부했으며, 1916년부터 도쿄제국대학 이과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2천 편이 넘는 연구 논문(『데라다 도라히코 전집-과학편』 전 6권, 이와나미쇼텐, 1985)을 남겼다. 동시에 요시무라 후유히코, 야부코지 등의 필명으로 일상의 다양한 소재를 과학자의 눈으로 관찰하고 탐구해 기록한 주옥같은 수필들(『데라다 도라히코 전집-문학편』, 전 18권, 이와나미쇼텐, 1985∼1987)을 발표했다. 그중 「선향불꽃」, 「등나무 열매」는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청소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역자 : 안은미
안은미
강원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도쿄에서 어학을 공부했다. 2004년부터 편집자로 일하는 한편 만화, 방송물 등의 일본 관련 콘텐츠를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는 『우표, 역사를 부치다』, 『로산진의 요리왕국』, 『하루 한 식물』이 있다.

역자 : 안은미

책속으로

도토리를 주우며 기뻐하던 아내는 이제 없다. 무덤가에는 이끼 꽃이 몇 번인가 폈다. 산에는 도토리가 떨어졌고 직박구리 울음소리에 낙엽이 졌다. 올 2월에는 아내가 세상에 남긴, 새해 들어 여섯 살이 되는 꼬맹이를 데리고 식물원에 놀러 가 그때처럼 도토리를 주웠다. 소소한 부분까지 유전되는지 꼬맹이도 무척 즐거워했다. 대여섯 개 줍고서는 숨을 헐떡거리며 내 곁으로 달려와 내 모자 속에 펼쳐둔 손수건 위로 도토리를 던져 넣었다. 점점 늘어나는 수확물을 들여다보며 볼을 빨갛게 물들인 채 황홀한 듯이 기쁜 표정을 지었다. 숨길 수 없는 제 어미의 모습이 꾸밈없는 아이의 얼굴 한구석에 언뜻 비치며 희미해진 옛 기억을 되불렀다. - 「도토리」 중에서

가위가 나아가는 끝에서 작은 메뚜기와 귀뚜라미가 무수히 튀어나왔다. 실제로 평화로운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여하튼 사람이 보기에는 단조로운 벌레의 세계에 생각지도 못한 무서운 폭력을 휘두르는 악마가 침입해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뒤덮은 숲을 무너뜨리고 있으니 당연했다. 극심한 공황에 휩싸인 벌레들은 제 키의 몇 배 혹은 몇십 배 높이로 뛰어올라 바로 앞 풀숲으로 숨어 가위가 다시 들이닥치기 전까지 가만히 있었다. 그들의 공황은 단순한 반사 동작에 불과했고 아주 짧은 시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듯했다. - 「잔디 깎기」 중에서

종교는 간혹 사람을 몹시 취하게 해서 감각과 이성을 마비시킨다는 점에서 술과 비슷하고, 커피는 감각을 민감하게 해서 통찰과 인식을 투명하게 한다는 점에서 철학과 비슷하다. 다만 술과 종교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경우는 많아도 커피나 철학에 취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드물다. 전자는 신앙적이고 주관적이지만 후자는 회의적이고 객관적이기 때문일지 모른다. 예술이라는 맛있는 요리도 종종 사람을 취하게 한다. 그때 작용하는 성분으로는 알코올뿐만 아니라 니코틴, 아트로핀, 코카인, 모르핀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성분에 따라 예술의 종류가 생기는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코카인 예술이나 모르핀 문학이 너무 많은 작금의 현실이 슬프기 그지없다. 커피 수필이 끝내 커피 철학 서설처럼 돼버렸다. 방금 마신 커피 한 잔에 취한 결과라 생각하시라. - 「커피 철학 서설」 중에서

어떤 이는 과학은 현실에 입각하고 예술은 상상이나 이상에 관계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구별은 그다지 명백하지 않다. 가설 없이는 과학이 성립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실을 벗어난 상상은 성립할 수 없다. 과학자가 구성한 과학적 계통은 결국 인간 두뇌 속에 쌓아올린 건축물이자 제작물일 뿐 현실 그 자체가 아님을 철학자에게 굳이 묻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예술가의 작품 역시 아무리 공상적이라고 해도 모두 현실의 표현이자 자연 법칙의 기술이다. 흔히 ‘상상화’라고들 하는데 훌륭한 과학 가운데도 상상화는 셀 수 없이 많다. 과학 이론에 사용되는 도구인 가설이 현실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아도 상관없다면 상상화 또한 결코 가짜는 아니다. - 「과학자와 예술가」 중에서

유언비어가 퍼지는 상황은 형식상 연소의 전파와 다소 비슷한 점이 있다. 최초의 불꽃에 해당하는 뜬소문의 ‘근원’이 없다면 애초 유언비어는 발생하지 않는다. 또 다음으로 이어받아 전해줄 매개 물질이 없다면 ‘전파’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른바 유언비어가 유언비어로 아예 성립할 수 없기에 슬그머니 사라질 게 뻔하다. 그 까닭으로 도쿄 내에 혹시 어떤 유언비어가 떠돈다면 적어도 그 책임의 절반은 시민이 져야 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90퍼센트 이상을 짊어져야 할지도 모른다. 어느 특별한 기회에 유언비어의 원천이 될 만한 작은 불꽃이 고의든 우연이든 온갖 곳에 발생한다는 것은 대부분 필연적이고 불가항력적인 자연현상이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도 시민 자신이 전파의 매개물로 작용하지 않으면 유언비어는 절대 유효하게 성립할 수 없다. - 「유언비어」 중에서

그렇다고 아무런 실증을 거치지 않은 첫 번째 가설을 믿을 순 없는 노릇이니 결국 도깨비불 현상은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다는 결론에 봉착했다. 물론 이 해프닝을 고찰하면서 얻은 하나의 실험적 연구를 정말 실행해보는 것이 아주 의미 없는 일은 아닐 게다. 암실 내의 특정 지점에 실험자를 앉히고 암실 곳곳을 돌아다니며 위치와 높이를 달리하는 한편 다양한 길이와 폭, 강도와 색채를 지닌 빛의 띠를 노출해 실험자의 감각 반응을 면밀히 기록한다면 뜻밖에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즈에 지진이 났을 때 각지에서 목격된 ‘지진광’의 예를 봐도 빛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흘러갔다는 기록은 제법 많다. 이런 현상도 앞서 기술한 생리적 현상으로 거의 순간적으로 나타난 빛의 띠를 착각해 그리 느끼지 싶다. 여하튼 다양한 현상이 있는 만큼 생리적 광학에 관심이 있는 생리학

출판사서평

일본 최초의 과학문필가, 데라다 도라히코

일본 근대 물리학의 대표 주자가 누구냐 물으면 대부분의 일본인은 ‘데라다 도라히코’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최초의 과학커뮤니케이터로는 누구를 꼽을까? 대부분의 일본인이 이 또한 ‘데라다 도라히코’라 답할 것이다. 좋은 과학자도 많고 좋은 문필가도 많지만, 이 두 분야를 겸한 사람은 지극히 드물다. ‘데라다 도라히코’는 바로 그런 인물이다.
데라다는 도쿄제국대학 이과대학 강사로 음향과 파동에 관한 논문을 발표해 일본 물리학계에 이름을 알렸다. 같은 시기에 그는 하이쿠 잡지 『호토토기스』에 「도토리」, 「용설란」 등의 수필과 하이쿠를 발표한 어엿한 문학가였다. 이과와 문과 사이의 벽이 허물어진 오늘날과 달리 뚜렷한 경계선이 그어져 있던 당시, 데라다 도라히코는 일본 최초의 ‘글 잘 쓰는 과학자’로 정평이 나 있었다.
이와나미쇼텐이 ‘현대인의 교양 함양’을 목적으로 1938년부터 발간한 일본 최고의 교양서 이와나미신서 시리즈는 오랜 고심 끝에 첫 번째 일본인 저자로 그를 골랐다. 데라다 도라히코의 『천재지변과 국방』이다. 예술과 과학이 아름답게 조화된 글을 추구했던 그는 “천왕성까지의 거리를 암기하거나 여러 종류의 비타민을 알고 있다고 해서 과학적 상식을 갖췄다고 말할 수는 없다. 과학적 상식이란 더 가까운 곳에서 유용하게 작용할 만한 것, 판단의 기준이 될 만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자는 의문을 품어야 한다.”
나쓰메 소세키의 특별한 문하생


나쓰메 소세키의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주인공의 서재에 모여드는 메이테이, 간게쓰, 도후 등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고양이의 눈으로 관찰한 소설이다. 작품 속 간게쓰 군은 개구리 눈알을 진짜로 뽑아 쓸 수 없으니 유리구슬을 깎고 또 깎아 개구리 눈알처럼 만들기도 하고, ‘목매달기의 역학’이라는 연설을 하기도 하며, ‘도토리의 안전성과 천체의 운행’을 연구한답시고 바쁜 나날을 보낸다. 이 괴짜 과학도가 바로 데라다 도라히코다. 소세키는 “과학을 연구하는 데라다야말로 진정한 코스모폴리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데라다는 사소해 보이는 그 무엇에도 의문을 품는 정신이 과학인으로서의 제1 태도라고 보았다. 그러한 시각이 문하생 시절이라고 예외였을 리 없다.

과학인가 문학인가,
유려한 문체로 풀어내는 탁월한 글솜씨


데라다의 글은 장르를 분명히 정의하기 힘든 특성을 지녔다. 그의 에세이는 어느 순간 과학 논문으로 읽히고, 그의 과학 논문은 어느 순간 가벼운 에세이로 다가온다. 호기심 가득한 과학자는 평범한 일상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첫 장 「도토리」는 ‘아내의 죽음’이라는 가슴 아픈 사건을 다룬다. 여기서도 데라다는 결코 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담담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특유의 필치와 묘사를 선보인다. 과학적 현상을 지켜보는 자세는 또 다르다. 유려한 문장과 생동감 있는 어조로 문필가로서의 저력을 발휘한다. 데라다는 말한다. “과학적 상식은 모든 일에 있어 우리에게 과학적으로 성찰할 기회와 여유를 준다.”

일본 과학 노벨상 수상의 초석

데라다는 교통 혼잡이 심한 출퇴근 시간에 전차 혼잡을 피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직접 역에 나가 현상을 관찰한다. 그리고 일정한 혼잡 리듬을 수리적으로 풀어내며 가우스의 오차법칙을 적용해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비오는 날의 거리, 특히 인조석을 깐 포장도로에서 왜 사람들이 자꾸 미끄러지는지를 제대로 살펴 마찰의 본성을 연구해 보자 말하기도 한다. 지진이나 해일 같은 자연재해를 다루면서 재해 예측 연구의 중요성과 방재의 소중함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로 남기기도 했다. 재해에 관한 과학 지식의 수준을 좀 더 높여야 비로소 천재(天災) 예방이 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데라다는 문명화될수록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도 높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과학의 법칙이란 곧 ‘자연의 기억이 쓴 비망록’이라는 이 믿음이 그로 하여금 계속 글을 쓰게 만들었다. 평생 사소한 의문으로 연구를 시작한 데라다 도라히코. 일본이 과학 분야에서 여러 번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데에는 그의 공로가 크다.

서경식 교수가 사랑한 책

“내 독서 인생 최초의 책다운 책이다”
“한국인이 김구와 이순신을 읽는 동안 나는 다자이 오사무와 데라다 도라히코를 읽었다”고 말한 서경식 교수는 1995년 일본에세이스트클럽상을 수상한 수필집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릴 적 읽은 책들 가운데 아직까지 내 기억 속에 이상하리만치 선명하게 남아 있는 책이 데라다 도라히코가 쓴 수필집이다. 내 독서 인생 최초의 책다운 책이라 할 것이다. 「도토리」만 하더라도 ‘아내의 죽음’이라는 가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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