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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든 여자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도축장에서 찾은 인생의 맛!

캐머스 데이비스 지음| 황성원 옮김| 메디치미디어 |2019년 07월 25일 (종이책 2019년 06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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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9년 07월 25일 (종이책 2019년 06월 13일 출간)
    포맷용량 ePUB(16.68MB, ISBN 9791157067800)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6월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6월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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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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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도축 # 육식 # 도축사 # 고기 # 음식

고기를 먹는 것과 먹지 않는 것 사이
중간지대를 찾아 나선 어느 도축사 이야기

동물이 접시 위에서 생을 다할 때까지 거치는 모든 과정을 되도록 가까이에서 지켜보려는 어느 도축사의 집념 어린 다큐멘터리. 잡지의 라이프스타일 지면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최고의 삶을 사는 방법을 조언하면서 10년의 시간을 보내다 환멸을 느낀 저자는 자의 반 타의 반 직장을 그만두고 도축과 정형을 배우러 프랑스 가스코뉴로 간다.

우리는 우리가 먹는 고기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좋은 삶을 살았고, 좋은 죽음을 맞았다 말할 수 있을까? 동물의 사체를 눈앞에 두고 죽음과 음식의 교환이 일어나는 어느 한순간도 외면하지 않는 저자의 태도에서 우리는 우리 대부분이 외면해온 육식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시도를 발견한다. ‘기르고, 죽이고, 먹는’ 모든 행위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자신의 경험을 재료 삼아 저자가 차려낸 식탁은 풍부하고, 흥미로우며, 무엇보다 숨김없이 사실적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들 앞에 놓인 접시를 스스로 바라보게 만드는 책.

상세이미지

칼을 든 여자 도서 상세이미지

목차

1부
2부
3부

이 책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 탐구심 강한 모든 이에 대한 주석
탐구심 강한 다른 이들을 위한 주석
용어 설명

저자소개

저자 : 캐머스 데이비스

전국적인 음식 잡지 〈사버〉와 〈내셔널지오그래픽 어드벤처〉 등에서 일했던 전직 편집자이자 기자. 잡지의 라이프스타일 지면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최고의 삶을 사는 방법을 조언하면서 10년의 시간을 보내다 환멸을 느낀 그녀는 자의 반 타의 반 직장을 그만두고 2009년 프랑스 가스코뉴로 건너간다. 그곳 가족 경영 농장에서 도축과 정형, 육가공,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육류를 판매하는 일까지, 식탁 위에 고기가 오르는 전 과정을 경험하며 고기를 먹는 것과 먹지 않는 것 사이 중간지대를 탐색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가스코뉴에서 배운 구세계의 기술과 생활양식을 신세계의 환경에 맞게 번역하려는 시도로 포틀랜드고기공동체Portland Meat Collective를 설립한다. 포틀랜드고기공동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도축과 정형 수업, 그리고 육식에 대한 다양한 교육과 캠페인을 벌이는 지역의 거점이 되었다. 2014년부터는 이를 전국 단위 프로그램으로 확대한 굿미트프로젝트Good Meat Project를 시작했다. 그녀의 육식에 대한 관점은 “산업화가 우리의 식품 시스템을 점령한 이후 더 이상 우리 것이 아니게 된 지식과 기술, 감각을 다시 발굴해내는 것”이며, 이를 위해 대중에게 책임감 있는 육류 소비를 촉구하는 사회적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역자 : 황성원

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배우는 게 좋아서 시작한 일이 어느덧 업이 되었다. 책을 통한 사색만큼 물질성이 있는 노동을 사랑한다. 물론 균형 잡기는 항상 어려운 문제다. 번역서로 《백래시》 《부모가 된다는 것의 철학》 《채소를 기르자》 《염소가 된 인간》 《쫓겨난 사람들》?《혼자 살아가기》 등이 있다.

책속으로

나는 지난 10년의 인생을 모든 것에 대해 전부 안다고 확신하며 살았다. 나는 알고 있어서 돈을 받았다. 모르면 알아내라고 돈을 받았다. 그리고 내가 아는 것을 글로 쓰고, 다른 모든 사람들도 알 수 있도록 기발한 표제를 뽑아내라고 돈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내가 어떤 기분인지도 자신이 없었다. 마치 그 누구도 이 모든 것을 기록하라면서 내게 돈을 지불하지 않으니 나 자신에게조차 그것을 설명할 단어가 완전히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단어도 없이 죽음과 저녁식사 사이에 있는 그 블랙홀 속을 헤엄치고 다니는 일은 심오하고 막막하고 외로운 기분이 들게 했다._18쪽

나는 프랑스에 가서 동물을 저녁식사로 바꿔놓을지 말지를 놓고 치열하게 싸울 생각이었다. 이 문제는 현대의 부유한 선진국 사람들이 직면한 가장 논쟁적인 주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논쟁이 아니었다. 내가 바라는 건 나 자신에 대한, 내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전체 세계에 대한 직접적이고 비타협적인 정직함, 내가 10년간 라이프스타일 잡지 편집자로 지내는 동안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그런 정직함이었다. 나는 칼을 집어 들었을 때 잡지 글쓰기라는 세계와 정말로 절박하게 연을 끊고 싶었다. 나는 더는 진짜에 대한 글을 쓰고 싶지 않았다. 내가 직접 진짜가 되고 싶었다._24쪽

도미니크가 자신의 몸에 있는 근육을 가리킬 때마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나는 걷고, 뛰고, 앉고, 웅크릴 때 이것들을 사용한다. 나는 돼지, 적어도 움직임이 허락된 존재들이 그렇듯 거의 항상 이것들을 사용한다. … 32년간 고기를 먹으면서 (때로는 먹지 않으면서) 돼지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내 몸과 관계에서 깊이 생각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임을 깨달았다._131, 132쪽

(샤폴라르 사람들이) 직접 사료를 재배하여 곡물 가격을 통제하고, 고기를 직접 부가가치가 높은 소시지와 장봉 같은 제품으로 가공한다는 것은 이윤이 가족 내에 머문다는 뜻이었다. … 샤폴라르 집안사람이 판매한 고기는 절대 이들의 농장에서 25킬로미터 이상 이동하지 않고, 이들은 동물의 모든 부위를 1만 명 남짓한 사람들에게 판매한다._138, 139쪽

돼지의 눈, 나의 눈. 돼지의 뇌, 나의 뇌. 돼지의 혀, 나의 혀. 돼지의 두개골, 나의 두개골. 나처럼 거기서 죽은 돼지의 뇌를 손에 쥐고 같은 부위를 서로 비교한다면 어떤 사람들은 혐오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동족의식을 느꼈다. 경외심을, 경이로움을, 공포를, 그리고 비애감 역시 한 번에._165쪽

(존) 버거는 이렇게 이어간다. “오늘날 이 이원론의 흔적은 동물과 친밀하게 생활하고, 동물에 의존하는 사람들 사이에 남아 있다. 소작농은 자신의 돼지를 좋아하고,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그 돼지고기를 소금에 절여 저장한다. 중요한 점, 그리고 도시의 이방인이 이해하기에 대단히 어려운 점은, 이 문장의 두 진술이 ‘하지만’이 아니라 ‘그리고’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 고민을 거부하면, ‘하지만’의 땅에서 살면서 ‘그리고’를 접어두면, 우리는 이런 어려운 질문을 대면할 필요가 없다고 쉽게 믿게 된다._167쪽

우리 모두가 우리가 먹는 동물과 이 정도로 가깝게 살아간다면 어떨까? 만일 우리가 밥상에 고기를 올리기 위해 이런 톱과 칼과 고기용 식칼을 쓰는 일을 직접 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눈으로 봐야 한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고기를 얼마나 많이 먹을 수 있을까? 우리가 그 일이 요구하는 힘겨운 역설을 이해한다면 그 친밀한 독해를 해내는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려 할까?_189쪽

우리가 돼지를 죽였다. 그녀는 훌륭한 돼지였다. 나는 그녀의 피를 받는 것을 거들었다. 그는 그녀를 기르는 것을 도왔다. 돼지는 훌륭한 삶을 살았고 훌륭한 죽음을 맞았다. 우리는 이 경험의 복잡성을 포용하고 오늘 밤 잘 먹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부위를 맛보고 그 맛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지방을 라드로 만들고 그걸 가지고 버터와 스프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돼지의 뼈를 챙겨서 그 육수로 우리 몸을 보할 것이다. 우리는 지방과 껍질의 언어로 꿈을 꿀 것이다. 이 언어는 우리를 사고하게 할 것이다. 사고는 우리에게 숭배하는 마음을 안길 것이다. 이 숭배심은 우리를 온전한 인간으로 만들 것이다._209, 210쪽

누군가 내게 접시에 담긴 햄이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본다면 나는 그것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알려줄 수 있기를 바랐다. 그것은 일종의 소유였다. 샤폴라르 집안이 획득한 완전한 소유는 아닐 수 있지만, 산업화가 우리의 식품 시스템을 장악하고 난 뒤 우리가 탈취당한 지식과 기술을 되찾는 행위임은 분명했다._236쪽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출판사서평

편집장도 없이 야근도 불사하고 뼈 빠지게 일한 대가가 해고라니, 그것도 복도를 쿵쾅거리며 걸어 다녔다는 게 해고 사유라니! 10년 동안 사귄 애인과 헤어지고 정체불명의 치통과 불면증에 시달리던 음식 전문 기자에게 어처구니없이 날아든 해고 통보. 말 그대로 30년 인생이 바닥으로 내리꽂히는 기분을 맛본 그녀는 어느 날 창밖에서, 절묘한 타이밍에 벌레를 낚아채는 개똥지빠귀를 관찰하다가 느닷없이 맘을 먹는다. “더는 진짜에 대한 글을 쓰지 않겠다. 내가 직접 진짜가 되겠다”고….

30년 인생이 바닥으로 내리꽂혔을 때,
펜 대신 칼을 집어 들었다
‘탑 텐 레스토랑’, ‘가성비 좋은 열두 가지 메뉴’, ‘망고를 먹는 다섯 가지 방법’ 같은 기사를 쓰면서도 채워지지 않은 허기가 있었다. 저자는 그 허기를 접시 위에 올라온 음식과 가장 가까이에서 일하면서도 음식과 자신의 거리감만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한다. 식탁 위에 올라온 스테이크가 어떤 고기의 어떤 부위에서 왔는지, 그 동물은 어떤 삶을 살았으며, 어떻게 죽음을 맞이해 레스토랑의 주방에 오게 되었는지 등, 누구도 궁금해하지 않고, 답하지 못하는 문제들이 캐머스를 끊임없이 고민하게 했다. 아버지와 함께 주말마다 사냥과 낚시를 떠나던 어린 시절, 채식주의자로 전향한 십 대 시절, 다시 고기를 먹기 시작한 이십 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녀에게 먹는 행위는 단순한 연명의 수단이 아닌 삶과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그와 연관된 기술과 지식의 차원에 있었다. 그러나 10년 동안 음식에 대한 글을 쓰면서 그러한 기술과 지식은 오히려 멀어져갔다.
캐머스는 존 버거를 인용하며 “경험의 순간에 다가가는 행위에는 면밀한 살핌과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육식이라는 경험의 순간에 다가가기 위해 버거가 설정한 지표를 따라 음식과 나,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세계 사이의 거리를 좁히면서 연결성을 회복하려는 집념이 만든 결과물이다. 그녀는 산업화된 식품 시스템 안에서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거리와 연결에 대한 감각을 되찾기 위해 도축장에 뛰어들기로 결심한다. 그곳에서 죽음이 음식과 교환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며 식탁 위에 고기를 올릴지 말지부터 고민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서류함 구석에서 만기일이 안 된, 사용 이력 없는 신용카드를 찾아내 가스코뉴행 비행기를 예약한다. 자신의 허기를 해결하기 위해, 그리고 잃어버린 연결성을 되찾기 위해.

“내가 돼지를 죽이다니!”
도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육식의 본질에 관한 가장 사실적인 에세이
가스코뉴에서 캐머스는 자신들이 재배한 곡물로 돼지를 먹이고, 그 돼지를 직접 도축하고 가공해 시장에 내다파는 샤폴라르 집안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서 도축과 정형 기술을 배운다. 이들은 종돈부터 소시지까지, 한 마리 동물이 식탁 위에 오르기 직전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장악하고 소비자들에게 보증하는 사람들, 캐머스 식으로 표현하자면 자신의 일을 저항적인 형태로 완전하게 소유한 사람들이었다.
샤폴라르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그녀는 음식 전문 기자로 일하던 지난 10년 동안 자신이 전부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무너지고 눈앞의 상황들을 설명할 어떤 단어도 찾지 못한 채 블랙홀에 빠진 것 같은 기분에 휩싸인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프랑스어는 ‘몰라요’와 ‘미안해요’ 정도고, 돼지고기의 가장 비싼 부위를 싸구려 꼬치구이용 고기로 둔갑시키며, 돼지 사체와 포옹하듯 미끄러지고, 대부분은 헛발질을 하면서도 서서히 돼지의 흉곽을 ‘책처럼 펼치는 법’, 안심이나 등심 따위가 아니라 피와 내장, 머리와 혀, 살과 뼈 모두를 훌륭한 음식으로 바꾸어내는 법을 하나둘 깨우치게 된다.
그밖에도 캐머스는 놀라울 정도로 작은 규모로, 옛날 방식에 따라 일을 하는 가스코뉴 사람들을 만난다. 자신을 샤폴라르 사람들에게 소개시켜 준 ‘장봉 통역가이자 카술레의 여왕’ 케이트 외에도 오리와 거위를 방목해 키우며 전통의 방식으로 간을 살찌워 푸아그라를 만드는 예한느, 인동덩굴 같은 집주변 재료들을 이용해 소량의 증류주를 오랫동안 양조해온 그로, 농부시장에서 만난 자부심 가득한 고기 생산자와 치즈 장수들, 그리고 이들에게서 매주, 미국에서는 아침 식사 한 접시에 해당할 고기를 일주일에 걸쳐 신중하게 조리하고 최대한 다양한 부위를 맛보길 원하는 소비자들까지….
99퍼센트에 해당하는 산업화된 식품 시스템과 공장형 축산의 바깥에서 상업적으로 위태롭기 그지없는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삶에서 캐머스는 적대적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좁은 통로를 만들어 내는 게릴라들, 그리고 이러한 게릴라들의 네트워크를 발견한다. 잠봉, 소시송, 부댕블랑 등의 샤퀴테리(프랑스식 육가공품), 콩을 넣어 진득하게 졸인 카술레, 그리고
전통술인 아르마냑과 달달한 폴록이 만들어내는 복합적인 향기만큼이나 매혹적인 가스코뉴 사람들의 삶과 풍경이 펼쳐지는 가운데, 우리는 저자의 안내를 따라 동물의 사체를 눈앞에 두고 죽음과 음식이 교환되는 과정에 따라붙는, 하지만 우리가 꾸준히 외면해온 긴장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 대부분이 외면해온 육식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고기를 먹는 것과 먹지 않는 것,
그 중간지대에서 흘러나오는
맛과 지혜, 그리고 진실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결국 캐머스가 가스코뉴에서 배운 ‘기술’은 ‘기르고, 죽이고, 먹는’ 모든 과정들에 깃든 역설과 복잡성을 깨닫고 그것을 기쁨과 애정, 그리고 진정성을 가지고 삶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이었다. 가스코뉴의 소규모 도축장에서 천장에 달린 레일에 매달려 이동하던 돼지의 사체가 바닥에 떨어지는 충격적인 장면에서 시작한 캐머스의 이야기는 포틀랜드로 돌아와 도축과 정형 등 고기 수업을 진행하는 포틀랜드 고기 공동체(Portland Meat Collective)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끝이 난다. 도축업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이 강하고, 누구보다 고기를 사랑하지만 누구보다 그 고기를 만들어낸 죽음을 연상시키는 모든 것을 터부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그리고 그 터부만큼 고기 자체를 거부하는 문화가 강한 포틀랜드 한복판에서 장인의 전통적인 도축과 정형 기술을 가르치려는 그녀의 행보는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적어도 캐머스는 미디어의 주목을 끄는 데는 확실히 성공한다. 그러나 ‘섹시한’ 여자 도축사라는 이미지는 그녀 자신에겐 전혀 성공적이지 않았다. 자신의 성性 잘못되었다고 느끼게 만드는 사람들, 자신의 시도를 비양심적이라고 보는 시선들, 혹은 그것이 너무 노골적이고 폭력적이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들에 굴하지 않고, 캐머스는 자신의 접시 위에 올라온 햄 한 조각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내겠다는 각오를 유지한다. 결국 이 집념이 직접 도축한 돼지와 오리, 토끼들로 자신과 친구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는 간호사 레비, 캐머스처럼 잘 나가던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정육점에서 홍일점으로 일하는 조와 같은 미국의 샤폴라르들을 움직인다. 캐머스가 이 포틀랜드 괴짜들을 결집시키는 과정은 삶에서 영감을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칼을 든 여자》는 고기를 먹는 것과 먹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기 삶에 확실성을 더하기 위해 낯설고 힘든 길을 걷기로 마음먹은 여자의 꿈과 그 꿈을 실현시키는 데 필요한 용기와 집념, 그리고 정직함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 대부분이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지점에서 끝까지 진실을 파고들려는 저자의 시도는 우리 앞에 놓인 접시와 그것을 둘러싼 세계를 우리 스스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캐머스는 지금도 열심히 기르고 죽이고 맛보며, 그 모든 행위들에 깃든 역설을 의식하며, 고기를 먹는 것과 먹지 않는 것 사이의 중간지대를 확장해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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