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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푸른숲 |2019년 10월 16일 (종이책 2019년 09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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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9년 10월 16일 (종이책 2019년 09월 02일 출간)
    포맷용량 ePUB(14.15MB, ISBN 9791156757962)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9월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9월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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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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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화가 들려주는 귓가를 맴도는 선율과 가슴을 울린 서술!

세계적인 중국 작가 위화가 젊은 날 책과 음악 속으로 떠났던 다채한 여정을 담은 에세이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지금은 거장이 된 저자의 젊은 시절, 갓 벼려진 칼날 같은 통찰력을 시적인 문장에 담아냈다. 이 책에는 1995년부터 2001년까지 6년 남짓한 기간에 걸쳐 쓴 20편의 산문과 1편의 인터뷰가 수록되었다. 1960년생인 저자가 30대 중후반과 40대 초반이라는 인생의 정점에 걸쳐 쓴 글들로, 어떤 글은 문학, 어떤 글은 음악, 또 어떤 글은 문학과 음악에 대해 썼다.

이 책에 담긴 저자의 글에서는 찬란한 생명력과 젊음의 패기가 느껴질 뿐 아니라 일가를 이룬 사람의 자부심과 단호함, 그리고 겸손함도 엿볼 수 있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사상적으로는 멀게만 느껴지는 중국 작가의 산문이지만 막상 읽어보면 어느 나라의 누가 쓰든 문학이란 역시 시간을 뛰어넘는 무한함을 지니고 있으며 공간을 넘어서는 보편성을 갖고 있다는 진리가 담겨 있음을 깨닫게 된다.

목차

추천의 글
머리말 화성과 비익조

스스로에 대한 믿음
윌리엄 포크너
후안 룰포
따뜻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
보르헤스의 현실
체호프의 기다림
세헤라자데의 이야기
심리적 죽음
카프카와 K
불가코프의 《거장과 마르가리타》
우리 공통의 어머니
문학과 문학사
회상과 회상록
음악이 내 글쓰기에 미친 영향
음악의 서술
클라이맥스
부정
영감
색채
글자와 음
다시 읽는 차이콥스키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위화

저자 : 위화

1960년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났다. 단편소설 〈첫 번째 기숙사〉(1983)를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세상사는 연기와 같다〉(1988) 등 실험성 강한 중단편소설을 잇달아 내놓으며 중국 제3세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첫 장편소설『 ?가랑비 속의 외침』 (1993)을 선보인 위화는 두 번째 장편소설『 ?인생』 (1993)을 통해 작가로서 확실한 기반을 다졌다. 장이머우 감독이 영화로 만든『 ?인생』 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이는 세계적으로 ‘위화 현상’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었다. 이 작품은 중국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으며, 출간된 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중국에서 매년 40만 부씩 판매되며 베스트셀러 순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허삼관 매혈기』 (1996)는 출간되자마자 세계 문단의 극찬을 받았고, 이 작품으로 위화는 명실상부한 중국 대표 작가로 자리를 굳혔다. 이후 중국 현대사회를 예리한 시선으로 그려낸 장편소설『 ?형제』 (2005)와『 ?제7일』 (2013)은 중국 사회에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전 세계 독자들에게는 중국을 이해하는 통로가 되어주었다. 산문집으로는『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등이 있다.

1998 그린차네 카보우르 문학상 Premio Grinzane Cavour
2002 제임스 조이스 문학상 James Joyce Foundation Award
2004 프랑스 문화 훈장 Chevalier de l’Ordre des Arts et des Lettres
2004 반즈앤노블 신인작가상 Barnes & Noble Discovery Great New Writers Award
2005 중화도서특별공로상 Special Book Award of China
2008 쿠리에 앵테르나시오날 해외도서상 Prix Courrier International
2014 주세페 아체르비 국제문학상 Giuseppe Acerbi International Literary Prize
2017 이보 안드리치 문학상 The Grand Prize Ivo Andri?
2018 보타리 라테스 그린차네 문학상 Premio Bottari Lattes Grinzane

.<중앙일보> 선정 필독서 100권
.중국의 평론가와 문학 편집자 100명이 선정한 90년대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 10권
.타이완 <중국시보(中國時報)>가 선정한 좋은 책 10권
.홍콩 <아주주간(亞洲週刊)> 선정 20세기 중문소설 TOP 100

역자 : 문현선

이화여대 중어중문학과와 같은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했다. 현재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며 프리랜서 번역가로 중국어권 도서를 기획 및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제7일』 ,『 아버지의 뒷모습』 ,『 아Q정전』 ,『 봄바람을 기다리며』 ,『 평원』 ,『 경화연』 ,『 사서』 ,『 물처럼 단단하게』 등이 있다.

책속으로

> 문학에 대해

나는 위대한 작가의 내면에는 한계도, 생사의 간극도 없으며 그곳에서는 미추와 선악의 구분 없이 모든 사물이 평등한 방식으로 어우러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자기 내면에 충실해 글을 쓸 때도 한계가 없었다. 그래서 생과 사, 꽃과 상처가 동시에 그들 펜에서 등장해 서술과 화음을 이룰 수 있었다. _‘따뜻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 중에서

벌써 20년 전의 일이다. 만약 락스네스와 크레인의 두 작품이 없었다면, 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이즈의 무희〉가 없었다면 나는 문학의 길로 들어서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한참 뒤 잉마르 베리만의 〈산딸기〉를 보고 나서야 영화가 무엇인지 알았던 것처럼 〈청어〉와 〈소형 보트〉는 20년 전 내게 문학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 지금까지도 나는 그들을 무척 좋아한다. 그들 때문에 눈을 떠서가 아니라 그들로 인해 문학의 지속성과 광대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들 두 단편소설은 바다 위와 해변의 어떤 장면을 서술할 뿐이다. 그럼에도 마치 단편소설의 횡단면 분석이론을 증명하듯, 위대한 단편소설은 그 길이를 훨씬 뛰어넘는 위도와 경도를 가진다는 핵심을 보여주는 듯하다. _‘따뜻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 중에서

나는 위대한 작품을 읽을 때마다 그들에게 끌려 들어간다. 겁 많은 어린애처럼 조심스럽게 그들의 옷자락을 붙들고 그들의 걸음걸이를 따라 시간의 강을 천천히 걸어간다. 따스하면서 온갖 감정이 뒤섞이는 여정이다. 그들은 나를 이끌어준 뒤 돌아갈 때는 혼자 가라며 등을 떠민다. 돌아온 뒤에야 나는 그들이 영원히 나와 함께 있게 되었음을 깨닫는다. _‘따뜻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 중에서

> 음악에 대해

음악은 단숨에 사랑의 힘으로 나를 잡아끌었다. 뜨거운 햇살과 차가운 달빛처럼, 혹은 폭풍우처럼 내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나는 햇빛과 달빛을 받고 바람과 눈을 맞으며 다가오는 모든 사물을 맞아들여 그것들을 침잠시키고 소화시키는 드넓은 땅처럼 사람의 마음도 활짝 열려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발견할 수 있었다. _‘음악이 내 글쓰기에 미친 영향’ 중에서

음악의 역사는 끝없는 심연처럼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야만 그 풍부함을 알 수 있고 경계가 없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작가와 작품뒤에도 밤하늘의 별처럼 무수한 선율과 리듬이 우리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그것들은 우리에게 가장 우렁찬 이름 뒤편에 수줍어하고 상심하는 이름들도 있으며 그러한 이름들이 대표하는 음악도 오래도록 지속될 것이라고 알려준다. _‘음악이 내 글쓰기에 미친 영향’ 중에서

사실 보수냐 급진이냐는 어떤 한 시대의 견해일 뿐, 애당초 음악의 견해가 아니다. 어떤 시대에든 끝이 있기 때문에 시대와 관련된 견해 역시 소멸을 피할 수 없다. 음악에는 무슨 보수적 음악이나 급진적 음악이 존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음악은 각각의 시대와 다양한 국가 및 민족의 사람들,
다채로운 경력과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이유와 다양한 인식에서 출발해 나름의 입장과 각양각색의 형식으로, 그리고 마지막에는 똑같은 정성을 기울여 창조해왔다. 따라서 음악에는 서술의 존재만 있을 뿐 다른 존재는 없다. _‘음악의 서술’ 중에서

> 작가에 대해

윌리엄 포크너의 작품은 삶처럼 소박하다. 산속의 돌이나 물가의 비탈, 먼지 날리는 도로, 미시시피강의 범람하는 홍수, 저녁 식탁과 술 중개상의 위스키 같고 활짝 열려 땀을 내보내는 모공이나 담뱃재 묻은 입술 비슷하다. 그의 작품에는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은 것 등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다시 말해 향수도 없고 군더더기 화장이나 치장도 없이 맨발로 어슬렁거리는 듯하다. _‘윌리엄 포크너’ 중에서

내가 보기에 문학에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무한한 부드러움의 상징이고 카프카는 극단적 날카로움의 상징이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서술에서 응시를 통해 영혼과 사물의 거리를 단축시킨다면 카프카는 절단으로 그 거리를 넓힌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육체의 미궁이라면 카프카는 심리의 지옥이며,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만개한 양귀비꽃처럼 혼곤한 잠으로 이끈다면 카프카는 혈관에 헤로인을 투입한 듯 강렬한 흥분을 일으킨다. 우리의 문학은 이렇듯 상반된 유언遺言을 모두 수용하는 동시에 그 광활함이 때로는 보이지 않게 일치한다는 사실도 넌지시 암시한다. _‘따뜻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 중에서

내가 보기에 루쉰과 보르헤스는 문학에서 명확하고 기민한 사유를 상징하는 작가이다. 루쉰은 우뚝 솟은 산맥처럼 드러내고 보르헤스는 강물처럼 깊이 파고들면서, 두 사람은 일목요연하게 사유를 제시하는 동시에 사유의 두 가지 존재 방식을 보여준다. 문학에서 어떤 사람이 전율을 일으

출판사서평

가장 세계적인 중국 작가
위화余華,
거장이 된 그가 젊은 날 책과 음악 속으로 떠났던
따스하고 다채多彩한 여정

‘가장 세계적인 중국 작가’ 위화(余華). 그가 젊은 날 책과 음악 속으로 떠났던 다채한 여정을 담은 에세이 『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 』로 한국 독자를 만난다. 젊은 시절 책과 음악의 세계로 떠난 여정에서 즐겨 읽은 고전문학과 좋아한 고전음악에서 얻은 위화 문학의 자양분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여행기다. 1993년 『 인생 』, 1996년 『 허삼관 매혈기 』를 출간하고 명실상부 중국문학을 선두에서 이끄는 작가로 손꼽히던 30대에 쓴 글을 모은 만큼 생명과 열정의 냄새가 코 끝 가득 차오른다. 이 책은 1997년 위화의 장편소설 『 인생 』(당시 제목 ‘살아간다는 것’)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고 『 허삼관 매혈기 』 『 가랑비 속의 외침 』 『 제7일 』 『 형제 』와 소설집 『 내게는 이름이 없다 』 등 위화의 소설을 꾸준히 출간해온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하는 산문집이다. 지금은 거장이 된 작가의 젊은 시절, 갓 벼려진 칼날 같은 통찰력을 시적인 문장에 담아냈다. 스스로 따스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이라 칭하는 글이니만큼, 위화를 알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흥미로운 안내서가 될 것이다.

** 生을 헐어 쓴 글의 힘 **
** 소설만이 아니라 산문도 그렇다.**
위화의 산문은 그의 다른 일가一家이다.
신형철 (문학평론가)

“문화대혁명에 대한 대중소설을 쓰는 유일한 중국 작가다.
그의 소설은 서양 사람들에게 익숙한 어떤 유형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뉴욕타임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읽은 중국 작가 위화
그가 말하는 고전문학 그리고 음악
아시아의 다음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점칠 때마다 빠짐없이 거론되는 작가가 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위화다. 위화는 현존하는 중국 작가 중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1993년 처음 출간된 이래 중국에서만 400만 부가 팔린 ?인생?으로 2012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모옌보다 더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이후 발표한 ?허삼관 매혈기?로 세계의 호평을 받으며 인기 작가 자리를 굳히더니 ?제7일?과 ?형제?로 중국 사회에 첨예한 화두를 던지고는 “가장 논쟁적인 작가”라는 이름을 얻으며 문호 반열에 올랐다.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은 독서와 음악 감상에 관한 개인적인 에세이다. 위화는 머리말에서 독서 행위를 상상의 새 ‘만만’에 비유한다. 만만이란 눈과 날개가 하나씩밖에 없어 날기 위해서는 짝을 찾아야만 하는 새다. 위화는 문학을 만만의 한쪽에, 읽는 행위를 만만의 다른 한쪽에 빗댄다. 문학작품과 독서는 짝을 만나 날아오르는 만만처럼 서로 만나 한데 모여야 의미가 있다는 뜻일 터다. 따라서 이 책은 다름 아니라 짝을 찾아 날아오른 위화의 ‘만만’에 대한 이야기다.
문학이 만만의 한쪽이고 독서가 다른 한쪽이라면 누구든 자기만의 만만을 만들어 날아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특별히 위화의 만만을 다룬 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얼까. 위화는 그럴 가치가 있는 작가다. <중앙일보>는 위화를 “현재 중국에서 가장 뜨거운 작가”이며 “문화대혁명 등 중국의 소용돌이 현대사를 강렬하고 감칠맛 나는 인간 희비극으로 누구보다 설득력 있게 제시해왔다.”고 평했다.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펴낸 소설 ?인생?은 1990년대 중국의 평론가와 문학편집자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0권 중 하나로 꼽혔다. 그는 “중국의 당대문학 중에서 한국에 가장 널리 읽혀온 작가”(동아대학교 전성욱 교수)인 동시에 “중국이 가지고 있는 여러 얼굴과 그 얼굴을 가지게 된 연유를 문학적으로 승화시켜 전 세계인들에게 중국을 들여다보는 창이 되어주고 있는”(<노컷뉴스>),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중국 작가이기도 하다.

“한꺼번에 연주되는 음표의 활기찬 움직임과 달리,
글자는 한 줄 한 줄 조용하게 배열돼 있다”
음악과 문학. 둘 사이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공통점이 있기나 할까? 물론 있다. 음악과 문학의 공통점은 둘 다 ‘이야기’라는 것. 문학은 글자와 어휘로 이루어진 문장을 통해, 음악은 음표로 이루어진 선율을 통해 스토리텔링을 한다. 중국의 문호 위화는 에세이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을 통해 앞서의 물음에 우회적으로 답한다. 거장이 젊은 시절 고전문학과 고전음악에 대해 한 편 한 편 써나갔던 글을 모은 이 책을 읽고 나면 ‘둘 다 이야기’라는 답과는 비슷하지만 다른 대답을 얻게 된다. 위화는 21편의 글과 인터뷰를 통해 문학에 서술이 있듯 음악에도 서술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서술의 도구는 글자와 음표다. 이렇게 음악에 서술이 있듯 문학에도 음
악에만 있을 것 같은 선율이 있다. 문장의 리듬, 호흡, 길이가 각기 다른 선율을 이룬다. 세상에 같은 문장이 둘 없듯이 같은 선율 또한 둘은 없다.

예나 지금이나 나는 음악 서술 속의 화성和聲이 참 부럽다. 높낮이가 제각각인 소리가 여러 악기에서 동시에 연주될 때면 그 소리가 얼마나 오묘하고 얼마나 요원한지. 심지어 작곡가마다 달라서 슈베르트의 화성에서는 높낮이 다른 소리들이 서로에게 호의적이지만 메시앙의 화성에서는 서로 경쟁하는 듯하다. 그리고 호의적이든 경쟁적이든 그들은 한데 어우러져 같은 방향으로 전진한다. (8쪽)
그렇다면 음악에는 있고 문학에 없는 것은 무얼까. 하나 꼽자면 ‘화성和聲, harmony’이 그렇다. 음표가 동시에 만들어내는 화음이 또 다른 화음과 만나 자아내는 화성. 이런 화성의 특징은 동시성에 있다. 수많은 음이 같은 시간대에 울려야만 만들어지는 것이다. 글자가 선처럼 늘어서 있어 순차적으로 읽어나가야만 하는 문학에서는 이런 화성을 구현할 수 없다. 어떤 소설가는 대구를 이루는 문장이나 단락 같은 문학적 기교를 통해 화성에 근접한 동시성을 구현하려 하지만 동일한 시간대에 모든 글자를 읽을 수는 없으니 화성에 근접할 뿐이지 같을 수는 없다.
화성은 단지 음악에서만 가능한 것일까. 위화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위화에 따르면 문학에서는 해석의 열려 있음(개방성)이 화성을 결정짓는다. ‘읽는 행위’가 문학과 만났을 때 이루어지는 동시성이 바로 독서의 화성이라는 것이다. 텍스트를 읽는 독자는 누구나 자기만의 경험과 느낌을 바탕으로 의미를 해석한다. 바로 이것이 독서를 다채롭고 풍부하게 하며 고유하게 만든다. 독서는 철저히 개인적인 행위이며 독자는 오직 텍스트와만 독대할 뿐이다. 텍스트와 독자는 같은 시간에 서로를 만나 울림을 만들어낸다. 이때 각자의 독서는 자신만의 울림을(화성을) 가질 것이며 그 울림은 다른 누구의 것과도 같지 않다. 이 책에서 위화는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감상, 즉 자신만의 화성을 써내려갔다. 그러므로 이것은 위화가 짝지은 만만의 이야기인 동시에 그의 귓가에 울린 화성에 대한 글이다. 그가 들은 하모니에 대해 써나간 이 책을 읽는 이들의 귓가에도 모두 저마다의 하모니가 울릴 테니 읽는 동안 귀를 기울여보길 권한다.

음악에 서술이 있듯, 문학에도 선율이 있다
이 책에는 20편의 산문(나머지 1편은 인터뷰)이 실렸다. 어떤 글은 문학, 어떤 글은 음악, 또 어떤 글은 문학과 음악에 대해 썼다. 1995년부터 2001년까지 6년 남짓한 기간에 걸쳐 쓴 글이다. 위화가 ?인생?(1993)이라는 대표작으로 일가를 이룬 직후로, 이어서 ?허삼관 매혈기?(1996)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을 무렵이다. 1960년생인 그가 30대 중후반과 40대 초반이라는 인생의 정점에 걸쳐 쓴 글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글에서는 찬란한 생명력과 젊음의 패기가 느껴질 뿐 아니라 일가를 이룬 사람의 자부심과 단호함, 그리고 겸손함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작가의 견해’에 대해 이야기하는 첫 번째 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스스로에 대한 다짐으로 읽히기도 한다. 이 글에서 위화는 “운명의 견해는 우리보다 정확하고 견해는 언젠가 진부해진다”는 구절로 글을 시작해 견해를 말할 때는 겸손함이 필요하다는 것과 어떤 견해든 의심하고 보아야 한다는 작가로서의 견해를 피력한다.

따라서 수많은 견해에 시시콜콜 따지듯 접근해서는 안 된다. 운명의 견해는 우리보다 정확하고 견해는 언젠가 진부해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는 그 말을 믿었고 스스로를 그들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해왔다. 나는 작가로서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다. 그건 “나는 긍정 못지않게 의심을 좋아한다”는 단테의 말로 대변할 수 있다. (23쪽)

이 글은 작가의 견해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위화의 대답으로 끝난다. 그에 따르면 작가란 현상 뒤편의 현실을 쓰는 사람이며 그것이 바로 작가의 견해다.

보르헤스는 소설에서 “나는 며칠 동안 계속 물을 찾지 못했다. 지독한 태양과 갈증, 갈증에 대한 공포가 하루를 참을 수 없이 길게 늘여놓았다”라고 썼다. 이 구절이 감탄스러운 이유는 ‘갈증’ 뒤에 그보다 더 두려운 ‘갈증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바로 작가의 견해라고 믿는다. (25쪽)

포크너, 가와바타, 카프카, 헤밍웨이… 가 자아낸 선율에 대한 찬탄,
그리고 멘델스존, 차이콥스키, 말러… 가 빚어낸 서술 뒤편의 재미있는 이야기들
이어지는 다섯 편의 글, ‘윌리엄 포크너’, ‘후안 룰포’, ‘따뜻하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여정’, ‘보르헤스의 현실’, ‘체호프의 기다림’은 위화가 영향을 받은, 좋아하는 고전문학 작품과 작가들에 대한 글이다. 윌리엄 포크너, 후안 룰포, 가와바타 야스나리, 프란츠 카프카, 가브리엘 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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