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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의 한시

여행이 즐거워지는 역사 이야기

기태완 지음| 다른 |2018년 06월 19일 (종이책 2018년 0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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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8년 06월 19일 (종이책 2018년 01월 25일 출간)
    포맷용량 ePUB(46.95MB, ISBN 979115633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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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정약용은 집 이름을 왜 여유당이라고 지었을까? 단속사지 6백 년 된 매화나무는 누가 심었을까? 광한루가 달 속 선녀가 살던 궁궐이라고? 강원도 청간정에서 제주도 김정희 유배지까지, 옛이야기를 따라 한시와 함께 여행을 떠나 보자. 『우리 곁의 한시』는 저자가 지난 30년간 찾아다닌 역사적 장소와 관련된 여러 한시와 옛 문헌 속 기록을 통해, 정자의 현판에서부터 비석에 쓰인 한문까지 여행을 풍성하게 해 줄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한다.

상세이미지

우리 곁의 한시 도서 상세이미지

목차

들어가는 글 004
지도로 보는 우리 곁의 한시 008

명사십리에 해당화 붉고 012
강원도 고성군 청간정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지고 028
강원도 강릉시 초당마을 허난설헌 생가터

이루지 못한 연파조수의 꿈 050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 유적지

푸른 바위에 정자가 있는데
푸른 연못이 도네 061
경상북도 봉화군 청암정

인간 세상의 참혹한 사건을
목격한 은행나무 080
경상북도 영주시 금성단 압각수

매화에 부친 처사의 꿈 093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서원

6백 년 된...

저자소개

저자 : 기태완

지난 30여 년 동안 문학과 역사적 인물에 관련된 정자, 서원, 묘소, 사찰, 고택 등을 찾아다녔다. 또한 해마다 매화, 동백, 연꽃, 해당화가 피는 명소를 방문했다. 그동안 다닌 곳에 있던 현판 글이나 장소와 관련된 여러 시편과 옛 문헌 속의 기록을 이 책에 소개했다. 동아시아 한시와 문헌을 폭넓게 연구하며 한문을 직접 번역해 옛 시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곤충사냥꾼》, 《꽃, 피어나다》, 《물고기, 뛰어오르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한위육조시선》,《당시선 상》, 《당시선 하》, 《송시선》, 《요금원시선》,《명시선》, 《청시선》, 《매화시첩》, 《당시화보》 등이 있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익대 겸임교수와 연세대 연구교수를 지냈다.

책속으로

강원도에서 대관령 동쪽을 여행한 사람들은 글에서 공통적으로 명사십리 해당화를 이야기합니다. 명사십리는 밟으면 소리가 나는 백사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해변의 길인데 거기에 핀 붉은 해당화는 관동의 명물이었습니다.

고려의 승려 선탄禪坦은 곡성谷城 사람이다. (중략) 그의 시 〈관동을 유람하다[遊嶺東]〉에 “명사십리 해당화 붉고, 갈매기는 쌍쌍이 보슬비 속에 나네[鳴沙十里海棠紅 白鷗兩兩飛疎雨]”라고 했다. 어떤 사람이 장차 관동을 유람하려 했는데 선탄의 이 시구를 듣고 “이미 빼어난 시구를 얻었구나!”라고 하고, 마침내 여행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이수광李?光, 1563-1628 〈방류旁流〉, 《지봉유설芝峯類說》
_17쪽(명사십리에 해당화 붉고)

압각수鴨脚樹라는 나무를 아시는지요? 압각수는 은행나무를 달리 부르는 이름입니다. 천수를 누리는 나무여서 전국에 걸쳐 수백 년 또는 천 년을 넘게 산 유명한 고목이 많습니다. 압각은 오리발이란 뜻으로 은행나무의 나뭇잎이 오리의 물갈퀴 발과 같다고 해서 지어진 것이지요. 은행銀杏은 은색 살구를 말하는데, 살구 같은 노란 열매에 흰 분가루가 묻어 있어 붙은 이름입니다.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내죽리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입니다. 풍기군수를 지낸 주세붕周世鵬이 유학을 전파하기 위해 세웠는데, 나중에 퇴계 이황이 풍기군수 시절에 세금을 면제받는 등의 경제적 지원을 나라에 요청하면서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새로운 이름의 현판을 받았습니다.
서원 옆에는 냇물이 서원을 감싸고 흘러가는데 죽계입니다. 죽계를 건너서 조금만 걸어가면 금성단錦城壇이 있습니다. 금성단은 금성대군錦城大君, 1426-1457을 제사 지내는 제단입니다. 그 제단 가까이에 두 그루 은행나무가 장엄하게 서 있는데, 그 앞에 서면 누구나 신령스러운 모습에 절로 감탄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인간 세상의 한 참혹했던 역사적 사건을 직접 목격한 증인입니다._80~82쪽(인간 세상의 참혹한 사건을 목격한 은행나무)

남원의 광한루廣寒樓는 호남에서 가장 큰 누대로, 문과 벽이 없이 사방을 바라볼 수 있게 높이 지어졌습니다. 거기에 딸린 넓은 숲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역사가 아득하게 오래돼 조선 초에 건립되어 남쪽 지방의 유명한 누대로 널리 알려졌지요.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광한루는 황수신黃守身이 기록한 기문記文에, ‘부의 남쪽 2리쯤 되는 곳에 지세가 높고 평평하며 넓게 트여 있는데 거기에 작은 누각이 있으니, 그 이름이 광통루廣通樓이다. 세월이 오래되어 퇴락하니 갑인년1434, 세종 16에 부사 민공閔恭이 다시 새 누각을 세웠고, 정사년1437, 세종 19에 유지례柳之禮가 이어 단청을 더했다. 갑자년1444, 세종 26에 정승 하동부원군 정인지鄭麟趾가 광한루로 이름을 고쳤다. 아, 호남의 경치 좋은 곳으로 우리 고을보다 나은 곳이 없고, 내 고장 경치 좋은 곳 중에 광한루보다 나은 곳이 없다.’고 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_149~150쪽(사랑의 공간이 된 선녀의 궁궐)

식영정 주인은 석천 임억령입니다. 일찍 벼슬에 나가 승정원 승지와 동복현감을 지냈는데 을사사화 때 동생 임백령林百齡이 소윤小尹 윤원형尹元衡과 같은 편이 되어 인종의 외척인 대윤大尹의 인사들을 쫓아내자 형제의 인연을 끊고 시골로 내려갔습니다. 나중에 다시 관직에 복귀해 동부승지와 강원도관찰사, 담양부사 등을 지냈지요. 식영정은 석천의 사위 서하당棲霞堂 김성원金成遠이 장인을 위해 성산星山 언덕에 세운 정자입니다. 송강松江 정철鄭澈과 제봉霽峯 고경명高敬命이 가까이에 살면서 식영정에서 함께 시문을 지으며 어울렸기 때문에 사람들은 석천과 서하당과 송강과 제봉을 네 명의 신선이라 하여 ‘식영정 사선四仙’으로 불렀습니다._179쪽(그늘 속에서 그림자를 쉬게 하는 곳)

제주도에 나랏일로 온 사람이나 유배를 온 사람이나 간에 제주도는 자연환경과 문화와 풍속이 육지와 너무 달라서 마치 다른 나라와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중에 잠녀의 물질은 참으로 문화적 충격이었지요.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이고, 남녀유별男女有別인 유교 국가 조선사회에서 벌건 대낮에 잠녀가 거의 알몸 차림으로 물질을 하는 광경은 놀랄 만한 일이었습니다. 관에서 지나치게 노동을 착취당하는 그녀들의 삶은 비참하기 그지없었고요.
이건은 선조의 일곱째 아들 인성군仁城君 이공李珙의 아들입니다. 인성군이 역모죄로 모함을 받아서 그 가족들은 제주도로 유배되었습니다. 이건은 15살 때 형 이길李佶, 이억李億 등과 더불어 제주도 정의현에서 유배생활을 했습니다. 1628년부터 1635년까지 8년간 제주도에서 본 여러 가지 일을 글로 남겼는데〈제주풍토기〉는 그중의 일부입니다._227쪽(세상 험난한 것은 물속 같은 것이 없으리라)

출판사서평

한시를 알면 여행이 즐거워진다
풍부한 사진과 역사 기록으로 만나는 최고의 체험 학습 길잡이

한시도 읽고, 역사도 배우고
교과서 속 인물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

강릉시 초당마을에 가면 허난설헌 생가터를 비롯해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과 기념공원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난설헌은〈죽지사〉에서 “집은 강릉 돌 쌓인 물가에 있는데, 문 앞 흐르는 물에 비단옷 빨지요. 아침엔 한가히 목란배를 매어 놓고, 원앙새 짝 지어 날아가는 것을 부럽게 본다오.”라고 노래했다.〈죽지사〉는 당나라 유우석이 처음 개발한 시 형식인데 칠언절구에 지방의 풍속이나 남녀의 애정을 다루는 내용이 많다. 아침부터 물가에 배를 매어 놓고 다정히 짝지어 날아가는 원앙새를 부럽게 바라보는 여인. 그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남양주시 다산 유적지에는 정약용의 생가 여유당과 함께 다산의 묘와 다산문화관, 실학박물관 등이 있다. 다산은 살아 있는 동안 스스로 묘지명을 지어서 생애를 직접 정리했다. 그〈자찬묘지명〉에서 “이는 열수洌水 정용丁鏞의 묘지이다. 본명은 약용若鏞이고, 자는 미용美庸이며 또 다른 자는 송보頌甫이다. 호는 사암俟菴이고 당호堂號는 여유당與猶堂인데 ‘주저하기를 겨울에 내를 건너듯 하고 조심하기를 사방 이웃을 두려워하듯 한다.’는 뜻을 취한 것이다.”라고 했다. 다산은 외롭고 기나긴 유배 기간 동안 고향을 노래한 시를 여럿 남겼다.
안동 도산서원의 봄은 매화로부터 온다. 도산의 주인 퇴계 이황은 자신의 뜻을 매화에 부쳤다. 퇴계는 평생 107수의 매화시를 지었는데 이 가운데 91수의 시를 손수 베끼어 써《매화시첩》을 만들었다. 세상을 떠나기 불과 몇 달 전의 일이었다. 퇴계는 매화시에서 고산의 임포를 빈번하게 언급하고 있다. 그의〈매화가 답하다〉에 “나는 포옹이 환골탈태한 신선인데, 그대는 돌아온 학이 요동 하늘로 내려온 듯하구려[我是逋翁換骨仙 君如歸鶴下遼天]”라고 했는데, 매화는 임포가 변한 환신이고, 자신은 신선의 학이라고 한 것이다. 이처럼 퇴계는 고산에서 은거했던 임포처럼 평생 매화를 사랑하며, 초야에 묻혀 사는 처사로 남을 것을 맹세했다.
조선 명종 시절에 부안의 기생 매창은 시인으로서 한양까지 이름을 날렸다. 당시 북쪽에 황진이가 있다면 남쪽에는 매창이 있다고 했다. 매창은 시조와 한시를 짓는 데 뛰어나고 노래와 금 연주도 빼어났다. 이매창의 시조,〈이화우〉는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이화우 흩날릴 제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추풍낙엽에 저도 나를 생각하는가. 천 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노매.” 이 시는 매창이 유희경을 그리워하며 지었다. 매창은 1610년 38세로 요절했다. 유희경의《촌은집》에는 매창을 애도한 시가 없다. 도리어 다른 기생의 죽음을 슬퍼한 시는 있는데 말이다. 정작 매창에게 애도시를 헌사한 사람은 허균이었다. 부안읍 봉덕리 매창 묘지 옆 매창공원에는 그와 관련된 많은 글과 시를 새긴 비석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제주도 추사 김정희 유배지 돌담가에는 수선화가 무리 지어 피어 있다. 여기서 수선화는 매화와 동시에 봄을 알리는 전령이다. 추사는 제주 수선화를 처음으로 사랑하고 세상에 널리 알린 사람이다. 추사는 이재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배지 주변에 흰 구름과 눈발처럼 널려 있는 수선화 무리에 감동해 눈물이 쏟아진다고 했다. 유배 오기 전에 중국에서 들여온 수선화 몇 송이를 애지중지 키웠는데 뜻밖에 제주도에서 잡초처럼 지천으로 깔린 수선화를 목격했던 것이다. 이렇게 여행이 즐거워지는 역사 이야기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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