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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좀비의 목숨을 건 철학 수업

사쿠라 츠요시 지음| 김영택 옮김| 추수밭 |2020년 03월 06일 (종이책 2020년 02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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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품 정보
    출간일 2020년 03월 06일 (종이책 2020년 02월 26일 출간)
    포맷용량 ePUB(19.39MB, ISBN 9791155401637)
    • 주요 일간지 북섹션 추천도서 > 2020년 2월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 2020년 2월 주요일간지 소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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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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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너는 왜 철학이 인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냐?
소년: 그야 수학이나 물리학과는 다르게 “이대로 기차를 똑바로 몰고 가 다섯 명을 치어 죽이는 것과 오른쪽으로 돌아 한 명을 치어 죽이는 것 가운데 뭐가 나을까?” 이따위 어떤 답을 내도 사이코패스로 몰리는 뜬구름 잡는 토론이나 하니까 그렇죠.
좀비: 너는 철학이라고 하면 그런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는 게냐!
소년: 넵, 선생님. 저는 철학이라고 하면 이런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아요.
좀비: 너는 수학을 비롯한 학문들이 철학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원래 인간의 모든 탐구 생활은 철학으로 불렸단다. 그러다가 어떤 질문에 선명한 답을 제시할 수 있는 분야들부터 차례차례 개별 학문으로 독립한 게지.
소년: 그럼 제 말이 맞는 것 같은데요? 답을 찾은 학문들이 독립해 나갔다는 건 지금 철학에는 모호하고 답 없는 질문들만 남았다는 얘기가 되니까요.
좀비: 지금까지 학문들이 세분화되어 갔던 것처럼 아직 철학으로 남은 질문들 또한 언젠가는 반드시 답을 찾는 순간이 올 거고, 또 그렇게 답을 내놓는 분야는 다시 철학에서 독립해 새로운 학문이 될 거란다. 그래서 철학에는 항상 거대한 질문에 답할 수 가능성이 존재하지. 그 가능성을 발견하려고 철학을 배우는 거란다.

삼천 년 동안 철학을 공부한 좀비가 인생의 낭떠러지에 선 방구석 소년을 어엿한 어른으로 이끄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철학의 모든 기초! 《원피스》의 고무고무 펀치나 《나루토》의 사륜안은 등장하지 않지만 그보다 훨씬 그럴 듯한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와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와 니체의 ‘영원회귀’가 나오는 우정과 노력과 승리의 철학 성장물! 나는 너의 내일이니 잔혹한 니체처럼 소년이여, 철학자가 되어라!

목차

들어가는 글 철학은 두려워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첫 번째 장 알기에 두렵고 알기에 두렵지 않다
*소년, 인생의 낭떠러지에서 철학자와 좀비를 만나다
첫 번째 각성과 분노/두 번째 각성과 부정/세 번째 각성과 경악/스물여섯 번의 기절과 체념/나는 너의 내일이다, 너 철학을 해라!/절벽에서 시작하는 아찔한 철학 수업
*“철학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야말로 인생에 도움이 안 된다
좀비의 철학 수업 첫 번째 1: 철학이란 무엇인가?/좀비의 철학 수업 첫 번째 2: 철학을 왜 배워야 하는가?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앎을...

저자소개

저자 : 사쿠라 츠요시

스스로를 방구석 여행가, (삼류도 아닌) 육류 작가로 소개한다. 1976년 시즈오카현 요코마츠시에서 태어났다. 쥬쿄대학교를 중퇴하고 희극인을 지망했지만 거듭된 낙방에 좌절해 한동안 히키코모리 생활을 해왔다. 이후 생계를 위해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틈틈이 글을 써왔다. 연인에게 차인 충격 때문에 무작정 떠난 미국여행을 시작으로 방랑벽이 시작되었다. 인도 여행 이후 잠시 마음을 잡았나 싶었지만 또 다시 연인에게 차이면서 무
턱대고 아프리카로 떠나 중국까지 거의 육로로만 여행했다. 자신의 홈페이지에 연재했던 인도 여행기를 다듬어 낸 첫 책 《인도는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지만 사실은 또 가고 싶어》(2006)가 덜컥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지만 사실은 또 가고 싶어’는 시리즈화되어 동남아, 중국, 아프리카 등 후속작으로 이어졌다). 이후 《느끼는 과학》, 《나는 탐정에 소질이 없어》, 《경제학을 교과서만으로 알 수 있을 리가 없다!고 하지만 사실은 알 수 있어》 등을 집필했다. 그 가운데 과학 상식을 재치 있게 해설한 《느끼는 과학》은 이화학 연구소 창립 100주년을 기념한 ‘과학책 100선’에 선정됐다. 책에 얽힌 뒷이야기와 여행담을 인터넷라디오 ‘사쿠라 통신’에서 방송 중이기도 하다.

역자 : 김영택

(주)엔터버드에서 일본어 통번역 및 해외업무 팀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일본 무역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했으며, 지금은 인문교양서부터 실용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보통의 교양》, 《책봇혁명》, 《드론의 충격》, 《정리정돈 대사전》, 《유튜브 마케팅 가이드》, 《아내를 사장으로 하세요》 등이 있다.

책속으로

좀비가 소년을 무는 게 먼저일까,
소년이 철학자가 되는 게 먼저일까(책 속에서)

여행과 영화는 도달할 목적지와 엔딩이 있기에 여행과 영화가 된다. 마치 인생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인생이라는 여행의 막을 스스로 내릴 권리를 가지고 있으리라. 아니, 권리 따위가 아니라 인생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이라면 스스로 끝을 맺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여행도, 영화도 그리고 인생이라는 작품도 끝을 내야 할 시기를 놓치고 늘어지면 추해진다. _〈소년, 인생의 낭떠러지에서 철학자와 좀비를 만나다〉 중에서

연인끼리 은밀하게 주고받는 비밀편지도 아니고, 책이란 널리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드는 게 아닐까? 어쩌면 대다수가 소화하기 버거워하는 ‘격조 높은 문장’이란 그저 ‘전달력이 떨어지는 못쓴 글’일지도 모르겠구나. 독일 철학자 헤겔Friedrich Hegel은 평소 “철학은 만인이 알 수 있는 말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 우리는 헤겔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단다. _〈철학은 그들의 무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다〉 중에서

인간은 모두 바다만큼의 그릇을 가졌으며 또한 인간이 ‘알 수 있는 것’도 바다만큼 많단다. 하지만 평생 그곳에 넣을 수 있는 지식의 양은 밥그릇 정도일지도 모르고 제트욕조 정도일지도 모르고 수영장 정도일지도 모르지. 다만 평생 지식을 부지런히 넣어도 바다를 메울 수 없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우리가 무지하지 않을 때란 존재하지 않는단다. 우리는 영원히 무지해. 아무리 채워도 여전히 모르는 게 많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것을 자각한 인간이야말로 지식에 대한 욕구를 가지며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게다. 그게 소크라테스가 깨달은 거란다. _〈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앎의 시작이다〉 중에서

히로는 혼잡한 차내에서 손잡이를 잡은 채 주위 승객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이 차량 안에 있는 백여 명의 승객 모두가 인간이 아니라 철학적 좀비라는 상상을 해봤다. 생각한 대로 살지 못하고 그저 무언가에 휘둘리듯 사는 대로 살아지는 존재를 가리켜 철학적 좀비라고 한다면, 철학적 좀비는 철학이나 SF에서나 나오는 가정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히로 자신 또한 사회 속 무수한 관계망 속에서 주위 기대나 속물적인 기준에 길들여지고 타협하며 서서히 철학적 좀비가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_〈좀비는 철학자가 될 수 있을까?〉 중에서

세상만사는 의심할 수 있어. 그러나 세상만사를 의심하는 자신의 존재가 있다는 것, 그것만은 결코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야. 무언가를 의심할 수 있다는 것은 ‘무언가를 의심하는 주체’인 자신이 있다는 거잖아. 그것을 의심한다고 해도 ‘그것을 의심하는 자신’이 있는 것만은 또한 의심할 여지가 없어. 아무리 되풀이해서 의심해도 ‘의심하는’ 것은 틀림없이 ‘생각하는 자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라는 거잖아.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생각하는 자신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것을 정리한 말이 바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인 거야. _〈의심하는 내가 있다는 것만은 의심하지 못한다〉 중에서

에리: 영국의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세계 5분 전 가설’을 주장했어. 그 설에 따르면 이 세계는 지금부터 겨우 5분 전에 만들어진 것일지도 모르며, 이 가설은 누구도 완전히 부정할 수 없다는 거야.
히로: 내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기억이라는 걸 백퍼센트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적어도 10분 전의 기억이 정확하다는 것쯤은 선생님의 머플러를 보면 알 수 있어요. 그 피! 제가 본 소름 끼치는 식사 장면의 기억은 그 피로 증명할 수 있어요.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그 머플러가 증거다!
에리: 주변에 재난을 몰고 다니는 소년탐정 흉내를 내는 거라면 ‘피가 묻은 나’도 5분 전부터 존재했을 가능성 또한 검토해봐야 하지 않을까? _〈러셀의 세계 5분 전 창조설〉 중에서

선생: 칸트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과 이를 통한 인식방식은 경험을 근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했단다. 그래서 경험론자는 인간의 이성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칸트는 “경험을 이성으로 인식함으로써 인식이 완성된다”라고 했다. 말하자면 “경험도 중요해요. 이성도 중요해요. 양쪽을 합쳐서 인식이에요”라고 인식 문제의 결론을 맺은 셈이라 할 수 있지.
히로: “경험이에요! 이성이에요! 둘이 합쳐서 인식이에요!” 이런 식이라고요? 어째 동방신기 같지 않나요. “최강창민이에요! 유노윤호여요! 둘이 합쳐 동방신기예요!” _〈인간은 완전한 없음을 상상할 수 있을까?〉 중에서

히로: 슬픈 것, 괴로운 것 모두 쓸데없는 경험이 아니군요. 그것이 없으면 행복이 없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인생이 아무리 힘들어도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생에 쓸데없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의미가 있다

출판사서평

“의외지만 지금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철학 책!”
(키노쿠니야 서점, 준쿠도 서점, 츠타야 서점 1위)

“솔직히 철학 입문서라고 나온 책들은 철학과 교수들이 읽어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로 쉽게 읽을 수 있네요. 무엇보다 재밌습니다!”
_나카자와 츠토무(간사이대학교 철학과 교수. 《프로타고라스》, 《향연》 번역)

단 하루만이라도 철학자로 살아본다면
당신은 절대 좀비로 죽지 않을 것이다
철학이 사는 데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묻자
삼천 년을 산 좀비가 이렇게 말했다

어중간한 철학은 현실을 떠나버리지만 완전한 철학은 현실을 인도한다 _카를 야스퍼스

+살다 보면 한 번쯤 철학이
내게로 다가올 때가 있다
혹시 이 세상에서 인간은 나 혼자뿐이며 누군가 나의 인생을 리얼리티 쇼처럼 감상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왜 태어났으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 삶이 끝나고 나면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혹시 무無가 되는 것일까? 막연하고 엉뚱한 질문이지만 살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러한 생각들이 문득 스칠 때가 있다.
우리에게 철학이란 이런 것이다. 다가갈수록 멀어지고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 같으면서도 어느 날 갑자기 성큼성큼 일상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한편으로는 한낮에는 떠올리지도 않았을 질문에 짓눌려 밤새 잠을 뒤척이기도 하지만 막상 ‘철학’이라고 하면 막연하기만 해 사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같다.
살다 보면 언젠가는 살기 바빠 외면해왔던 질문들이 무겁게 다가올 때가 반드시 있다. 하지만 그렇게 스쳐 지나가는 묵직한 질문을 붙잡고 삶과 나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가끔 용기를 내 서점의 철학 코너를 기웃거리기도 하지만 입문용 철학 도서들조차 낯설기만 하다.

+삼천 년을 산 좀비 철학자가
당장 오늘이 힘겨운 청년에게 들려주는 철학
《인간과 좀비의 목숨을 건 철학 수업》은 그렇게 멀게만 느껴지는 철학의 맥락을 문답 식의 대화로 재치 있게 풀어 쓴 시도다. 이와 같은 형식은 소크라테스의 대화를 모방해 쓰인 플라톤의 《대화편》 구성을 다시 오늘날 감각에 맞춰 변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주인공 히로는 SNS에서는 젠체하지만 취업에 실패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초라한 청춘이다. 유일한 취미는 성인영화를 빌려보는 것이고 유일한 친구는 게임 속 캐릭터이며 유일한 사치는 생활비를 아껴 가끔 사먹는 천 엔짜리 돈가스 정식이다. 세상은 그를 ‘생각 없이 사는 젊은 나부랭이’ 정도로 여기지만 그가 사는 대로 생각하는 까닭은 하루를 넘기는 데 급급한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는 게 버겁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던 히로는 결국 자살명소인 절벽을 찾는다. 딱히 절박한 고민이 있지는 않지만, 오늘이 어제와 같다는 절망과 내일은 오늘만 못할 것 같다는 불안이 그를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렇게 절벽으로 내몰린 그에게 삼천 년을 산 좀비가 나타난다. 좀비? 뜬금없이 이 마당에 좀비?
좀비는 히로를 붙잡으며 “그래도 살아보라”라는 간절한 말을 건넨다. 이후 좀비는 냉소에 길들여져 매사에 딴죽이나 거는 데 익숙한 히로와 일상을 함께하며 삼천 년을 견딘 경험과 축적한 사유를 살려 인류의 앎의 지평을 넓힌 철학자들의 오랜 지혜를 ‘한없이 친근하고 유머가 넘치는 사례’로 쉽게 풀어 알려준다.

좀비: 그럼 만약 유명한 인공지능의 권위자가 “우린 사실 인간이 아니라 대기업에서 시험 운용 중인 기계인간이다!”라고 주장하면 너는 어찌할 테냐?
소년: 경찰을 부르겠죠. 아무리 명망 높은 학자라도 너무 비현실적인 주장이잖아요.
좀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뇌사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었지. 어쨌든 철학에서는 그렇게 ‘겉모습은 인간이지만 마음을 가지지 않은 자동기계’를 철학적 좀비Philosophical zombie라고 부른단다. 고전적인 논제지.
소년: 그런 용어가 철학에 실제로 있다고요?

+철학이 만능은 아니지만
‘RE: 철학에서 시작하는 두 번째 인생’은 가능하다!
《인간과 좀비의 목숨을 건 철학 수업》은 철학 공부를 막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철학의 주요 논점들을 연대기 순으로 정리하거나 철학자들의 계보도를 훑으며 철학의 맥락을 인물 중심으로 소개하지는 않는다. 또한 이 책에서는 섣부르게 철학의 쓸모를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철학의 실용성을 모색하는 시도야말로 일상에서 멀어지는 것이라고 보고 경계한다.
대신 이 책에서는 ‘철학의 일상성’을 이야기한다. 머리가 하얗게 센 선생님과 담소하며 산책하듯, 살아가면서 한 번쯤 품어본 질문들에 대해 무겁지도 마냥 가볍지도 않게 나누는 책 속 대화는 마지막에 이르러 “그럼에도 살아내야 한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도달
僿磯 이러한 질문을 받은 좀비 철학자는 니체의 영원회귀를 예로 들며 무한한 우주 속에서 지금 여기와 똑같은 미래가 무수하게 반복된다고 해도 기꺼이 받아들일 있도록 후회 없이 바로 지금을 힘껏 살아보자고 답한다.
일상의 철학을 표방하면서도 플라톤의 이데아부터 퍼트넘의 ‘통 속의 뇌’에 이르기까지 존재론과 인식론, 보편성에 대한 논쟁과 인과, 선善 등 철학의 전통적인 논제들을 빠짐없이 아우르는 까닭 또한 바로 여기에 있다. 철학은 관념적인 고담준론을 외우는 학문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올리는 간절한 질문에 어제와는 다른 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혜라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과 좀비의 목숨을 건 철학 수업》은 철학 입문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철학의 입을 통해 스스로가 안타까운 청춘들, 그리고 지금이 혼란스러운 청소년들에게 은근하게 전하는 삶의 지혜에 대한 힌트이기도 하다.

좀비: 사는 게 버겁다면 까짓 인생을 슈퍼마리오 게임이라고 생각해 보자꾸나. 게임에는 강적과 짓궂은 함정들이 나오겠지. 하지만 깨기가 힘들다고 치트 키를 쓴다면 어떻게 될까? 그냥 똑바로 나아가는 게 즐거울까?
소년: 그렇게 간단히 피치 공주를 구할 수 있다면 굳이 게임을 하는 의미가 없겠죠. 게임은 깨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테이지를 차근차근 알아가는 자체가 즐거운 거니까요.
좀비: 인생도 마찬가지란다. 내가 어디쯤에 도달했는지를 아는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수 있으니까 삶에서 목표란 물론 중요하단다. 하지만 우리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는 것은 아니잖으냐. 사는 자체에 집중할 수 있다면 영원회귀 따위는 전혀 무섭지 않을 거란다. 그런 각오를 가진 자를 니체는 초인?bermensch이라고 불렀다.

+너는 나의 내일이 아니라,
내가 너의 내일이다. 그러니 철학을 해라!
저자 사쿠라 츠요시는 스스로를 실패한 개그맨 지망생, 삼류도 되지 못한 교양서 작가라고 재치 있게 소개하지만, 한때 히키코모리였으며 성인이 된 다음에도 다니던 대학을 돌연 중퇴하고 오랫동안 다양한 직업들을 전전했고 사회인으로서 기반이 막 잡힐 무렵 모든 것을 버리고 돌연 인도로 떠났던 데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살아내면서 말로 다하지 못한 번민과 사연이 많았다.
이 책에는 저자가 자신을 짓누르는 삶의 의문들을 해소하기 위해 철학책들을 탐독했던 경험이 녹아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 사쿠라 츠요시는 《인간과 좀비의 목숨을 건 철학 수업》을 쓰며 두 가지 원칙을 세웠다. 하나, 학문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상에서 내가 고민했던 질문일 것. 둘, 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중학생 시절의 자신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일상의 말로 풀어낼 것.
이를 위해 저자는 한때 방송국 개그맨을 지망하며 갈고닦았던 센스를 발휘해 〈내일의 죠〉,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죠죠의 기묘한 모험〉과 같은 만화, 게임들부터 동방신기, 욘사마(배용준), AKB48 등 연예인들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익숙했던 다양한 소재들을 철학과 버무려 잘 짜인 만담처럼 만들어냈다. 콩트를 즐기듯 웃으며 읽다 보면 어느새 철학의 기본이 머릿속에 잡힐 것이다.
철학을 공부하고 싶으나 무늬만 입문서였던 어렵고 딱딱한 철학 입문서들을 한 페이지도 제대로 넘기지 못하고 포기했던 사람들, 그리고 심리학 책들을 뒤적여도 어지러운 마음을 붙잡을 수 없었던 독자들께 ‘좀비와 함께 걸으며 배우는 철학’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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