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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들

정혁용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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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혁용 지음| 다산책방 |2020년 03월 19일 (종이책 2020년 03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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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20년 03월 19일 (종이책 2020년 03월 19일 출간)
    포맷용량 ePUB(20.49MB, ISBN 9791130629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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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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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 한국소설 # 하드보일드 # 휴머니즘판타지 # 택배

“띵동! 택배가 도착하는 순간,
당신의 평범했던 일상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팽팽한 긴장감, 한국형 하드보일드 소설의 탄생

그는 우리가 하루에 몇 번씩 마주치는 평범한 택배기사다. 활동하기 편한 등산복을 입고, 카트를 끌며, 엘리베이터보다 빠르게 계단을 오르내리는 평범한 택배기사. 하지만 그가 얼마나 평범한지 아는 사람은 없다. 누구도 그의 정체를 모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름마저도. 사람들은 그저 그가 활동하는 지역의 이름을 따 ‘행운동’이라고 부를 뿐이다. 그게 업계의 관행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한 줌의 위로, 먼지만 한 한 줌의 위로이다. 그만큼 그는 오랜 시간 먼 길을 돌아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인생은 언제나 부딪히게 마련이고, 각자 비밀을 감춘 행운동 사람들은 도저히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택배기사를 죽이고 싶은 우울증 환자, 보디가드를 달고 다니는 동네 바보, 경제철학 공부를 강요하는 노망난 교수와 미모를 자랑하는 손녀, 은밀한 눈빛으로 그를 유혹하는 게이바 직원들과 지옥에 빠진 가난한 인생들…….
대한민국의 평범한 택배기사는 행운동 사람들 사이에서 과연 한 줌의 위로를 얻을 수 있을까? 첫 장부터 눈을 뗄 수 없는 숨 막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 『침입자들』 북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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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이미지

침입자들 도서 상세이미지

목차

바닥이 있다면 아직, 진짜 바닥은 아닌 거지
부탁을 하면 부탁을 들어주고, 명령을 하면 반항을 하고
돌부처와 코알라의 시간
패배자들애 대해서는 마음이 약하다
돼지와 뒹굴어서는 안 된다
오늘도 파도는 높이 일렁인다
난장판에 울리는 축배의 노래(1)
아담하고 조용하게 누가 죽어나가진 않고요
나비를 잡으러 다녔나요
울음이 타는 강가에서
I might be crying
진리와 진실은 다르다
우리 사이에는 은혜도 빚도 없다
이건 협박이 아니야
오늘 당신이 나의 과거를 원하니
호밀밭의 파수꾼
게이를 마시는 것도 ...

저자소개

저자 : 정혁용

2009년 계간 《미스터리》 겨울호, 「죽는 자를 위한 기도」로 등단.
《한겨레》 HOOK에 칼럼과 장편, 『신들은 목마르다』 연재.
어쩌다 보니, 2011년 문학동네 작가상 최종심, 2019년 세계문학상 최종심.

책속으로

일진이 유독 사나운 날이 있다. 그날이 그랬다. 첫 배송은 옷가게였다. 중년 여성들을 상대로 옷을 파는 브랜드 대리점이었는데 항상 무표정한 얼굴로 카운터에 앉아 있는 사장이 있는 곳이었다. 손님에게는 어떻게 대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택배 기사인 나에게는 입 한 번 연 적이 없다. 물건이 옷 박스라 대개 지고 가야 할 크기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문 옆의 빈 공간을 향해 눈길만 한 번 쓰윽 주는 식이다. 그럼 거기다 내려놓고 가게 문을 나선다.
물론 기분이 좋을 리 없다. 내가 사장의 직원도 아니고, 대우는 머슴처럼 하니 아무리 천산산맥의 양 떼와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코알라의 수면 부족을 걱정하고 있는 나라도 욱, 하고 화가 치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일에서 배운 게 있다면 버나드 쇼의 말이 맞다는 거다.
돼지와 뒹굴어서는 안 된다는 것. 함께 더러워질 뿐이고, 심지어 돼지가 그걸 좋아한다는 사실.
돼지와 뒹굴어서는 안 된다_69~70p

대가는 지불할 생각이에요. 한 번 만날 때마다 백만 원. 결정은 제 얘기를 듣고 해도 늦지 않을 거예요.”
구미가 당겼다. 돈은 날로 먹을수록 좋으니까. 돈의 가치는 그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피땀을 흘려서 번다? 피땀이 아깝다. 노동의 가치? 그런 건 브런치나 먹으며 생계를 위한 노동을 하지 않는 인간들이나 함부로 쓸 수 있는 말이다. 되도록 날로 먹고 싶은데,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뿐이다. 안타깝게도 흙을 파먹고 사는 재주도 없고.
“그러니까 당신 얘기는, 커피나 마시면서 얘기나 들어주면 백만 원을 주겠다는 뜻입니까? 듣다가 심심하면 당신 모자나 들어주고?”
“모자는 들어줄 필요는 없지만, 맞아요.”
여자의 말을 듣고 있자니, 이제 길거리에 돈을 뿌리는 건 심심해서 나한테 뿌리겠다는 말로 들렸다. 이런 걸 횡재라 한다. 그러니 당장 대답할 수밖에.
“거절하겠습니다.”
“왜죠?”
“공짜는 믿지 않을 만큼 나이를 먹은 탓이겠죠.”
아담하고 조용하게 누가 죽어나가진 않고요_114~115p

“형님도 처음 할 때 힘들었습니까?”
대답하지 않고 잠시 멈춘 후 담배를 물었다.
“내 경우에는 바닥을 두 번 느꼈어. ‘이러다가 죽겠다’가 바닥인 줄 알았는데 하나 더 있더라고.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너도 다 큰 어른이니까 눈물 따위는 흘리지는 않을 거야. 내가 그랬듯이. 하지만 몸이 울어. 정말이지 몸이 울어. 하지만 다행인 게 하나 있다면 저 놈의 택배를 돌려야 한다는 생각에 그걸 느낄 사이가 없다는 거야. 시간이 꽤 지나서 일에 익숙해지면 아, 그때 내 몸이 울고 있었구나 싶지. 그러니까 별로 걱정할 건 없어.”
듣고 있던 청림이가 오른손 검지를 세우며 고개를 약간 숙였다. 담배를 하나 건넸다. 한 모금 피우더니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쩐지 인생 같네요.”
청림이의 말에 담배를 비벼 끄며 내가 말했다.
“누구에게도 그렇게 간단한 인생은 없지 않을까?”
울음이 타는 강가에서_151~152p
“어쩌면 한 사람이라도 기사님처럼 친절한 사람을 만났다면 좀 더 용기를 내서 버텼을지도 몰라요.”
씁쓸한 얼굴로 마스크가 말했다.
“남자들은 이해 못 하겠지만 이 나라에서 여자로 사는 건 지뢰밭을 건너는 거예요. 남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걷거나 뛸 때 말이에요. 아무리 조심을 해도 몇 번씩 지뢰가 터지고 나아가 목숨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 친절한 남자라도 쉽게 믿을 수가 없게 돼요.”
마스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가 된다는 뜻이에요?”
“들었다는 뜻입니다. 이해될 리가 없죠. 밤길을 두려움 없이 걸어가고, 뒷사람의 발자국 소리를 무서워하지 않고, 택시를 타도 기사들을 신경 쓰지 않고, 헤어진 남자친구의 성난 전화도 무서워해본 적 없고, 직장이나 모르는 남자의 성희롱을 견딘 적도 없고, 남자들은 당연히 주어지는 기회를 힘들여 쟁취한 적도, 사소한 것 하나까지 관습과 싸워 얻어야 하는 그런 인생을 살지 않은 사람들이니까. 그 인생을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 살아온 이의 공포나 괴로움을 이해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죠. 전 누군가를 짐작으로 이해하거나 공감할 만큼 머리가 좋지 않아요.”
I might be crying_179~180p

“말귀를 좀 알아듣는 오빠일 거라 생각했는데 안 되겠네. 일단 가볍게 마사지 좀 받고 시작할래요? 김 군아!”
망치가 뒤로 빠지자 투피스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는 나머지 떡대들 쪽을 보았다. 한 녀석이 앞으로 나왔다. 이 녀석이 김 군이었다. 궁금증은 풀렸다.
“김 군아, 이 오빠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 같으니 마사지 좀 하고 시작하자.”
투피스의 말이 떨어지자 떡대가 나의 몸통을 난타하기 시작했다. 주먹으로 맞는 건지 해머로 맞는 건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왜 그랬어요?”
고통이 채 끝나기도 전에 투피스가

출판사서평

“건들지 않으면 싸울 이유도 없다!”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한 남자가 세상과 부딪히고 화해하며 살아가는 법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통해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신의 목소리가 죽어버린 오늘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오래된 낭만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인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위의 세 가지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없었고, 바로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간절한 목소리로 답을 갈구하고 있다. 『침입자들』에 등장하는 주인공 ‘행운동’처럼.
소설의 주인공은 이름이 없다.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어쩌다 여기까지 흘러왔는지에 대한 단서도 없다. 버림받은 천사 미하일처럼 어느 날 갑자기 강남고속터미널에 던져졌을 뿐이다. 그런 그가 택배일을 시작한 이유는 오직 가진 게 몸뚱이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에게 주어진 이름 ‘행운동’. 행운동은 그가 맡은 택배 관할 지역이다.

“먼지만 한 한 줌의 위로만을 원했던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
치열하고 뜨거운 소시민들의 삶을 묵묵히 끌어안는 휴머니즘 판타지

행운동은 평범한 삶을 갈구한다. 일이 있으면 녹초가 될 때까지 일을 하고, 일이 없으면 술을 마시고 책을 읽으며 족쇄처럼 따라다니는 과거를 벗어던지는 삶. 그래서 행운동은 자기 주변에 단단한 울타리를 치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개입되지 않도록 철저히 경계한다.
그러나 삶은 언제나 가혹하다. 그가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운명은 그의 인생에 한 걸음 더 다가오고, 눈 감으면 눈 감을수록 더욱 환하게 나타난다. 그것도 매우 기이한 모습으로. 매일 같은 벤치에 앉아서 택배기사를 기다렸다가 담배 한 개비를 빼앗아가는 우울증 환자, 경찰복을 입고 돌아다니며 이해할 수 없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지껄이는 동네 바보, 난데없이 택배기사를 끌고 가 경제철학 강의를 늘어놓는 노망난 노교수, 은밀한 눈빛으로 그를 유혹하는 게이바 직원, 빈곤과 가난의 중간에서 삶을 저울질하는 폐지 줍는 소녀까지… 저마다의 비밀을 간직한 행운동 사람들은 도저히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그래서 읽을수록 궁금해진다. 행운동의 마음속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기에 그는 그의 일상에 무례하게 침입하는 사람들을 막아내지 못하는가?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는 행운동에게 허락되지 않은 운명은 무엇인가? 끝내 그는 과거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삶은 언제나 가혹하다. 거짓과 배신이 난무하면서 서로의 가슴을 상처를 낸다. 그럼에도 우리가 다시 한 번 주변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는 건 뜨거운 심장을 지닌 인간이기 때문이다.
“간략한 묘사, 위트 있고 짧은 대사, 빠른 전개”
켄 브루언, 레이먼드 챈들러의 숨결이 느껴지는 한국형 하드보일드 소설의 신세계

정혁용 소설가가 만들어낸 세계는 건조하다. 그의 소설 속 세계를 살아가는 인물들은 결핍되고, 뒤틀리고, 채울 수 없는 욕망에 시달린다. 그리고 굳이 그 사실을 숨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너무 솔직하게 다가와서 독자의 얼굴이 빨개질 정도다. 그런 인물들 사이에서 빛을 발하는 건 주인공이다. 어둠이 클수록 빛이 환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주인공이 던지는 짧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읽는 이의 정신을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그러나 이 책의 마지막을 덮은 독자들은 알 수 있듯이 건조한 결핍되고, 뒤틀리고, 채울 수 없는 욕망에 시달리는 사람들 사이를 채우는 것은 결국 인간에 대한 믿음이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소통은 활발하지만 영혼은 고립된 현대인들이 이 소설을 꼭 읽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독자들이 그런 거창한 주제를 마음속에 새기면서 책을 볼 의무는 없다. 그저 재미있게 읽으면 된다. 그리고 이 소설은 정말 재미있다. 한 장을 넘겼을 때 재미가 없다면 보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한 장을 넘겼다면 분명 오늘이 가기 전에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될 거라고 자신한다. 마지막으로 정혁용 소설가가 작가의 말에 쓴 문장을 인용하며 책 소개를 마치련다.
“켄 브루언은 그때 만났다. 마흔 초반이었을 거다. 간략한 묘사, 위트 있고 짧은 대사, 빠른 전개.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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