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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가 익어가는 계절

이준규 지음| 문학과지성사 |2014년 07월 23일 (종이책 2010년 11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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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4년 07월 23일 (종이책 2010년 11월 29일 출간)
    포맷용량 ePUB(0.30MB, ISBN 97889320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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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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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집 『흑백』으로 언어와 상상력이 한계처럼 내장하였던 경계를 깨부수고, 돌에 새긴 시처럼 단단했고 새로운 언어를 펼쳐보였던 이준규 시인이 두 번째 시집을 펴냈다. 그간 여러 매체를 통해 발표한 시들과 자신의 블로그에 연속 등재한 장시 「문」 등 13편의 시들로 꾸려져 있다. ‘불안’이라는 마음의 질서를 숨기지 않은 채 언어의 본질로 접근해가는 이 시편들은 그가 얼마나 내밀한 질서로 시를 써내려가는지 잘 보여준다.

시인은 이번 작품집에서 타자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비논리적인 것인지, 얼마나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인지를 거듭해서 인정한다. 그의 세계를 스쳐가는 수많은 강력한 타인들이 있지만, 그들 역시 인간이 태생적으로 감내할 수밖에 없는 존재론적 추위 앞에서는 연약하기 그지없을 뿐이다. 이제 연약한 존재들이 자신의 세계에 오고 가고 드나들기를 비밀스럽게 갈망하며 기억함으로써 망각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작을 도모하는 시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내 마당

후회
눈물
누가
그러나 너는 나비
칠월
휘파람새
검은머리방울새
모른다
토마토가 익어가는 계절
새앙각시
그는

해설 체스_허윤진

저자소개

저자 : 이준규

저자 : 이준규

1970년 경기도 수원에서 태어나 2000년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자폐」 외 3편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으며 시집으로 『흑백』이 있다. 루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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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반복되고 변주되는 문장들
그 기억과 망각이 새긴 고통의 기록


시인 이준규의 첫 시집 『흑백』은 놀랍고도 대담했다. 언어와 상상력이 한계처럼 내장하였던 경계를 깨부수었고, 이로써 얻은 날카롭고 생경하고 생생한 이미지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베어내거나 찔렀다. 그때의 충격은 아픔이었으나, 경악과 경외를 내포한 것이었다. 그는 감히 “세상의 모든 시를 시작하리라”(「이글거리는」)라고 선언했고 그다음 그가 행한 “글자놀이”(표4 글)들은 새로운 문법이었다. 그가 보여준 파격의 상상력과 언어 들은 그러나, 인문학적-문법적인 계보를 가지고 있었다. 이 계보학적 이탈과 반항은 무엇보다 자신의 생활로부터 걷고 만지고 맛보며 얻은 사유들이었으므로, 마치 돌에 새긴 시처럼 단단했고 새로웠다.
2010년 겨울의 초입. 이준규의 새 시집 『토마토가 익어가는 계절』이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그간 여러 매체를 통해 발표한 시들과 자신의 블로그에 연속 등재한 장시 「문」 등 13편의 시들로 꾸려져 있다. ‘불안’이라는 마음의 질서를 숨기지 않은 채 언어의 본질로 접근해가는 이 시편들은 그가 얼마나 내밀한 질서로 시를 써내려가는지 잘 보여준다. 끝임없이 변주되고 변용하는 시어들, 그 차이가 만들어내는 기억과 망각이 나와 타인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세운다.

도도한 입술이 흐리게 젖는다
섬망을 노래하는 어리석은 벌레들아
검고 푸르게 간격을 지우며 움직인다
시곗바늘 소리에 맞추어
사랑한다고 함께 죽자고
숨이 벅차다고 그늘이 휜다고 -「흑백 1」 (『흑백』, 문학과지성사 2006)

이준규는 사랑하기 때문에, “함께 죽자고” 말한다. 공존을 위한 공멸이다. 슬프기 때문에 아름답다. 그의 시는 언제나 그렇다. 아름답게, 함께 사라진다. 그의 첫 시집 『흑백』은 이토록 처연한 노래의 책이었다. 그 무엇이든 망설임 없이 접근하는 그의 태도에 시집을 읽는 우리는 당황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 거의 대부분은 주어가 생략되어 있다. 타자와 나의 거리가 붕괴된다. 이준규는 이처럼 한없이 투명한 언어로 모든 거리를 극복하는 시를 써왔다. 시집 『흑백』의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정과리 씨(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이를 지적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투명하게 언어를 움직이고자 하는” 기획은 순수한 주관의 운동, 즉, 자원과 방법과 표현을 모두 주체에게서만 끌어내어, 어떠한 이질성도 배제하기 때문에 투명한, 주관의, 주관에 의한, 주관을 위한 운동의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나’가 보기에 그 기획은 “당신을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다. 타자성은 배제하는데 타자가 없으면 그의 기획은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완성의 뜨거움은 “언제나 출발선에 있고 언제나 문 밖에 있”다 ─해설 「모든 시의 기저 수준으로부터」(이준규, 『흑백』, 문학과지성사 2006)

그는 이 절실한 한계의 바깥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관찰자였다. 이러한 안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관찰자란 시점은 실상 불가능하지만, 이준규는 그 불가능성에서 출발하여 실패와 극복을 반복하였다. 우리는 이를 통해 모방하기 어려운 독창성과 한국 시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그렇다면 이번 시집 『토마토가 익어가는 계절』은 어떨까.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시선의 가능성, 시적 주체가 가지고 있는 감각 반응의 범위를 더 넓힌다. 그렇게 넓어진 감각을 통해 세계를 응시하고 그 이면과 이면의 이면으로 연결되는 긴 통로에 몸을 던진다. 그 속에는 ‘분신’이 있다. 그것들은 시인 속에 내재된 ‘시’다.

“문을 열고 들어가 문을 닫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준규는 지금껏 타자와 나의 경계의 해체, 그 관계의 투명성에 골몰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문’으로 시작한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문’이란 경계·단절의 상징이다. 잠겨 있건 열려 있건 그것은 ‘사이의 존재’를 의미한다. 그런데 이준규가 내민 시는 바로 「문」이다. 그간의 그 무수한 노력을 마치 손바닥 뒤집듯, 그는 ‘문’을 말하고 있다. 단숨에 모든 관계가, 관계의 사이가 명료해진다. 그러나 이는 배반도 번복도 아닐 것이다.

문을 연다. 흐른다. 흰색에 더해지는 흰색. 문을 열고 들어가 문 앞에 서다. 지나가다. 멈추다. 지나가다. 서다. 문을 연다. 흐른다. 문을 연다. 문을 열었다. 서 있는 너. 그것. 돌아서는 몸. 돌아서는 몸. 흐르는 너. 흐르는 너는 주름이 깊다. 문을 밀고 들어가. 서다. 앉다. 그가 말한다. 흐른다. 그가 말한다. 여기에서 저기까지. 흘러. 그가 말한다. 사다새 하나. 사보텐 하나. 사보타주 하나. 매미에서 귀뚜라미까지. 그가 말했다. 실솔. 그가 말한다. 그대가 나를 사랑하나. 그대는 어디에. 나는 그대를 사랑하나. 금작화. 엉겅퀴. 수국. 개밀. 쐐기풀.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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