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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차례

김명인 지음| 문학과지성사 |2014년 07월 23일 (종이책 2009년 10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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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일 2014년 07월 23일 (종이책 2009년 10월 29일 출간)
    포맷용량 ePUB(0.49MB, ISBN 9788932031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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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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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출항제」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한 이후 특유의 섬세함으로 척박한 삶에서 오련한 빛을 찾아내 온 김명인 시인의 아홉 번째 시집. 시선집 『따뜻한 적막』 이후로 3년 만에 발간되는 이 시집은 삶의 남루함조차 결연한 아름다움으로 만드는, 김명인의 고유한 힘이 더욱 도드라진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관념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의 구체적인 이미지로부터 삶의 비의를 탐문하는 높은 밀도의 언어들. 생 위에 피어올린 빛나는 언어를 셈을 하듯 써내려간 58편의 시를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시인이 전 생애를 통해 찾아낸 치명적인 사랑에 중독될 것이다.

『꽃차례』는 시간 공간을 아우르는 ‘결정체’이자 ‘절대’에 대한 시집이다. 시도와 좌절 그리고 재시도가 아닌, 생성과 만개, 소멸에서 다시 생성으로 가는 완벽한 체계의 시집이기도 하다. 이러한 체계는 이 우주에 대한 곡진한 사랑으로부터 기원한다. 사랑 없이 어떻게 들여다보는 일이 가능하겠는가. 멀리 시를, 시간을, 공간을 끌어안고 아득하게 흘러갈 뿐 사랑은 사라지거나 마르지 않는다. 만약, 모든 문학 작품이 이 세계에 대한 존경심 어린 주석이라면, 이렇기 때문에, 김명인의 시집 『꽃차례』는 사랑에 대한 놀랍도록 아름다운 주석이라고 이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천지간
쌍가락지
모자
독창(毒瘡)
집과 길
쾌청
맨드라미
모래톱
머뭇하다
어머니의 명주
자반고등어
꽃차례
대추나무와 사귀다
오후 여섯 시 반의 학습

제2부
햇살 소독
도가네 식당
속수무책
너무 무거운 노을
지속
울음
쑥밭
얼음 호수
밤 장대 소나기
유원지
햇살 줄 긋고 지나가는
곤핍(困乏)
노래의 지붕
고랑
나비

제3부

도낏자루
다라이 타고 나르는 구름
누에
책을 태우다
빈집
세상모르게 깊었네
소리라는 사막
이사
랍스터를 먹는...

저자소개

저자 : 김명인

저 : 김명인


1946년 경북 울진 후포에서 태어나 1969년 고려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이후 ‘반시(反詩)’ 동인으로 활동했다. 미국 유타 주 브리검 영 대학과 러시아 연해주 소재 극동국립종합대학에서 교환교수를 지냈으며 경기대 국문과 교수를 거쳐 현재 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시집 『동두천東豆川』(1979) 『머나먼 곳 스와니』(1988) 『물 건너는 사람』(1992) 『푸른 강아지와 놀다』(1994) 『바닷가의 장례』(1997) 『길의 침묵』(1999) 『바다의 아코디언』(2002) 『파문』(2005) 『꽃차례』(2009) 등이 있으며 소월시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이형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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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마르지 않는 이름, 사랑 그 절정의 시공간에서 흔들리는 생의 시어들
김명인 『꽃차례』


특유의 섬세함으로 척박한 삶에서 오련한 빛을 찾아내는 시인 김명인의 아홉번째 시집 『꽃차례』(문학과지성사, 2009)가 출간되었다. 시인의 그간 시적 행보를 망라한 시선집 『따뜻한 적막』(문학과지성사, 2006) 이후로는 3년 만에 발간되는 시집이다. 이번 시집 『꽃차례』에는 삶의 남루함조차 결연한 아름다움으로 만드는, 김명인의 고유한 힘이 더욱 도드라진다. 생 위에 피어올린 빛나는 언어를 셈을 하듯 써내려간 58편의 시를 읽어가다보면 어느새 시인이 전 생애를 통해 찾아낸 치명적인 사랑에 중독될 것이다.

꽃차례는 꽃이 대궁 위에 붙기까지의 순서를 일컫는 단어이다. 씨앗이 깊지도 얕지도 않게 묻히고, 해와 달과 비와 온도의 힘을 빌려 싹을 틔우고, 꽃잎을 달기까지 이 모든 현상을 일?는, ‘우주적 단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현상을 한 번에 괄호 치는 이 놀라운 단어가 바로 김명인의 새 시집의 제목이다.
‘꽃차례’라는 단어는 ‘들여다보는 자’의 단어다. 지나치거나 쳐다보는 자는 이 단어를 알 수 없다. 인내심과 예민함 그리고 애정과 일종의 두근거림을 가지고 싹을 틔우고 자라나고 피어나는 것들을 깊게 들여다보아야 한다. 김명인은 자신의 전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이 모든 것들. 과거-현재-미래의 공간이 시로 태어나는 순간을. 그리고 그순간이 바로 시집 『꽃차례』다.

그러니 내 누추한 사랑이여, 아직은 너를 놓칠 때가 아니라고 말해다오. 다시 기운을 내서 흘러가보자. - 뒤표지 글 부분

김명인은 말한다. 아직 사랑을 놓칠 때가 아니라고. 이 말에서 우리는 아직까지 사랑을 꼭 쥐고 놓지 않는 시인의 손을 떠올릴 수 있다. 절박함으로, 불안함으로 쥐고 있는 사랑은 이 순간, 그러나 절망이기는커녕 희망이다. 놓치지 않기 위하여 시인은 기운을 차린다. 다시 시가 흐르기 시작한다. 그렇게 “세상의 격절들을 몸과 꿈의 생생한 현실로” 불러온다. 사랑을 얻기 위하여? 아니다. 사랑은 이미 쥐고 있지 않은가. 시인은 자신이 쥐고 있는 이 사랑이 사실 얼마나 가슴 뛰는 것인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노래해야 하는 것이다. 독자들에게 닿기 위하여. 그리하여 시인 자신에게 닿기 위하여.

그가 떠나면서 마음 들머리가 지워졌다
빛살로 환하던 여백들이
세찬 비바람에 켜질당할 때
그 폭풍우 속에 웅크리고 앉아
절망하고 절망하고서 비로소 두리번거리는
늦봄의 끝자락
운동모를 눌러쓰고 몇 달 만에 앞산에 오르다가
넓은 떡갈잎 양산처럼 받들고 선
꿩의밥 작은 풀꽃을 보았다
힘겹게 꽃 창 열어젖히고 무거운 머리 쳐든
이삭꽃의 적막 가까이 원기 잃은 햇살 한 줌
한때는 왁자지껄 시루 속 콩나물 같았던
꽃차례의 다툼들 막 내려놓고
들릴락 말락 곁의 풀 더미에게 중얼거리는 불꽃의 말이
가슴속으로 허전한 밀물처럼 밀려들었다

-「꽃차례」 부분

시집 『꽃차례』에 비밀은 시간과 공간이다. 시간의 괘적이 만들어놓은 공간에서 김명인의 꽃차례는 시작되고 끝나며 다시 시작의 조짐을 내보인다. 이 환형의 시간은 그의 시 곳곳에서 찾아낼 수 있다. 이 무궁한 반복은 실상, 회귀라는 불교의 사상과 진배없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같은 것일까. 그럴 리 없다. 김명인은 한 권의 시집으로 완성시킨 세계 안에 각각의 시마다 다시 소우주, 한 차례의 꽃차례를 심어놓는다. 그렇게 시집 내의 시간은 프랙털의 그것처럼 무수한 반복을 이루면서도 그 안에서 끝없이 변신한다. 동시에 끝없이 변신하면서도 무수한 동일성을 형성한다. 동시에 김명인의 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번갈아가면서 동시에, 단숨에 살아내버린다. 우리가 시집을 읽으면서 체험할 기묘한 경험은 이 무구, 무수한 공간적-시간적 감각에 기대 있다.

저녁이 와서 하는 일이란
천지간에 어둠을 깔아놓는 일
그걸 거두려고 이튿날의 아침 해가 솟아오르기까지
밤은 밤대로 저를 지키려고 사방을 꽉 잠가둔다
여름밤은 너무 짧아 수평선 채 잠그지 못해
두 사내가 빠져나와 한밤의 모래톱에 마주 앉았다
이봐, 할 말이 산더미처럼 쌓였어
부려놓으면 바다가 다 메워질 거야
그럴 테지, 사방을 빼곡히 채운 이 어둠 좀 봐
망연해서 도무지 실마릴 몰라
두런거리는 말소리에 겹쳐
밤새도록 철썩거리며 파도가 오고
그래서 여름밤 더욱 짧다
어느새 아침 해가 솟아
두 사람을 해안선 이쪽저쪽으로 갈라놓는다

-「천지간」부분

이번 시집의 비밀, 즉 주제가 시간과 공간의 초월적 반복이라면, 이 주제의 축은 ‘현상’과 ‘일상’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축 안에는 거대한 시공간이 응축되어 있다. 이번 시집의 제일 처음에 위치하고 있는 시 「천지간」은 저녁으로부터 시작되어 해가 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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